◆…최시헌 대구청장 주재로 코로나19 TF 대응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구지방국세청) 

'초부득삼(初不得三·아무리 어려운 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이라는 사자성어로 제44대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취임한 최시헌 대구청장.

비교적 늦은 인사 발표에 예년보다 늦은 올해 1월20일 취임해 시작을 알리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려고 했던 찰나, 신천지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구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월18일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나오면서 대구는 초비상 상황이 되었고 그로부터 한 달만에 확진자가 7600명,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면서 고열에 시달리던 고등학생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발생했다.

최 대구청장도 예정했던 세무서 순시와 대외활동 등을 모두 취소하고 직원들과의 식사자리도 최대한 자제했다. 청장이 직접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최 대구청장이 솔선수범해 대구에 가족이 있는 직원들과는 접촉하지 않은 채 도시락으로 식사를 대신하며 저녁에는 관사에만 머물렀다는 후문이다.

최 대구청장은 일선 세무서 민원실도 발빠르게 대처하도록 진두지휘했다. 지방청과 세무서 간 코로나19 대응 TF회의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세무서별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확진자 발생 등 특이사항을 유기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의료진들을 응원하기 위해 꽃바구니를 전달한 대구청. (사진 대구지방국세청)

확진자 발생 시 사무실 방역·폐쇄, 직원 자가격리, 대체 사무실 운영 등 행동요령을 담은 '코로나19 상황별 대응 매뉴얼'을 자체 제작해 대구청 각 관서에 전파하고 본청 및 타 지방청과도 공유했다.

민원실에 칸막이를 설치해 직원과 민원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막고, 구내식당에서도 직원간의 접촉을 막기 위해 한 줄로 앉되, 한 칸씩 자리를 띄우고 대화를 하지 않도록하는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한 결과, 경주세무서와 서대구세무서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와 경북지역이 3월15일자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됨에 따라 대구청은 더욱 바빠졌다.

보통 신고기한 연장은 납세자의 신청에 따라 하지만 대구청은 특별재난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직권으로 신고기한을 연장하는 등 신고·납부를 하기 어려운 지역 납세자의 애로를 선제적으로 해결한 사례로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필요한 각종 국세증명을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일괄 제공함으로써 업무절차를 간소화하고 소상공인들이 세무서를 방문해 관련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함도 해소하는 등 최 대구청장과 직원들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대구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경북본부와 업무협약을 하는 모습. (사진 대구지방국세청)

◆…어려워진 화훼농가를 위해 대구청에서 마련한 '플라워 버킷 챌린지' 이벤트에 최 대구청장이 참여한 모습. (사진 대구지방국세청)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경북지역 기피와 혐오가 이어지고 지역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자 '코로나19 블루'(우울감)가 대구·경북지역을 뒤덮기 시작했다.

이에 대구청은 코로나19 피해 극복에 노력하고 있는 의료진, 자원봉사자 및 소외계층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직원 300여명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6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 및 경북지회에 전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화훼농가 지원을 위한 '플라워 버킷 챌린지'에 동참해 화훼 구매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한 혈액수급 어려움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한 사랑의 헌혈 행사와 더불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회적 예우 분위기를 조성하고 유공자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국가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챌린지'에도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무던히 애썼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피로감이 높아진 지방청과 세무서 직원들을 위한 행사도 진행했다.

◆…대구청에서 마련한 이벤트 '응답하라 대구청'의 시상식 모습. 코로나19로 한 자리에 모일 수 없어 화상으로 시상식을 진행했다.(사진 대구지방국세청) 

다 같이 모여서 하는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구청이 짜낸 아이디어는 '온라인 소통'.

최 대구청장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구청은 지난 1년 동안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올해 상반기 현장소통 활성화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체육대회 등 직원 소통과 단합을 위한 각종 단체행사가 취소됨에 따라 야외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힐링할 수 있는 '대구수목원 숲 체험 탐방'과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의 일환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여가생활을 장려하기 위한 '국세가족 행복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대구청 내 최초(First), 유일(Only), 최고(Best), 독특(Unique)한 기록 또는 기록보유자를 찾아 소개하는 대구청 기네스 공모전 '대구청 포부(FOBU)를 찾아라!'와 대구청의 추억이 담긴 사연·사진·물건, 후배직원들과 공유하고 싶은 경험 등을 소개해 세대간 소통을 하기 위한 '응답하라 대구청' 이벤트도 진행했다.

'응답하라 대구청' 이벤트의 경우는 지금 직원들은 생각도 하지 못 할 1980~1990년대 '공직 배우자 정신교육' 사진이나 세무서장이 세무서에서 담배피우는 모습, 직원들이 한복을 입고 상사에게 신년인사를 하는 사진 등으로 화제가 되면서 선후배 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대화가 많이 늘어났다는 전언이다. 

◆…'응답하라 대구청'에 등장한 옛날 사진들. 1985년 더운 여름날 북대구세무서 신고창구에서 대기하는 민원인들을 위해 얼음을 가져다놓은 모습이다.(사진上)
1987년 세무서 민원실 모습. 세무서 직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민원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下)
(사진 대구지방국세청) 

◆…최 대구청장 퇴임식. 최 대구청장은 "36년의 국세공무원 생활이 인생의 선물"이라며 나태주 시인의 '선물'이라는 시를 소개했다. (사진 대구지방국세청)

30일 대구청사에서 퇴임식을 가진 최 대구청장은 "올해 1월 대구청장으로 부임하면서 자발적인 성실납세를 지원하고 지역경제의 활력 회복을 뒷받침하고 소통과 혁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제 스스로의 기대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떠나게 된 점에 대해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최 대구청장은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코로나19 팬더믹이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비대면 온라인 소통을 통해 대구청 구성원의 자긍심과 공감대를 높인 것"이라며 "법인세 신고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본청에 신고기한 연장을 건의·관철시켜 지역 납세자 등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일 등이 작지만 소중한 성과였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은 유난히 힘든 하루 하루였지만 어떠한 어려움도 우리 모두가 지혜와 의지만 모은다면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준 뜻깊은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선을 넘으며 다져진 전우애를 바탕으로 대구청 직원 여러분 모두의 행복과 발전을 항상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국세공무원을 천직으로 여기며 삶의 터전이자 울타리였던 국세청에서 여러분들과 맺은 소중한 인연과 함께한 36년의 값진 시간은 가장 고귀한 인생의 선물"이라며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아쉬운 이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