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복지포인트 중복 공제' 논란이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확산되면서, 임직원 복지포인트에 부과된 세금을 돌려받기 위해 환급 청구를 추진하려는 민간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Y한영과 법무법인 태평양은 EY한영 소속 임직원들이 복지포인트 명목으로 납부한 세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득세 경정청구를 준비 중이다.

복지포인트는 임직원의 복리후생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 일종의 급여 외 보너스다. 하지만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비과세고, 비(非)공무원의 복지포인트는 과세 대상이라 형평성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민간 기업의 경우 복지포인트는 소득세 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임금과 차이가 없다. 비공무원의 복지포인트는 소득세법에 명확하게 비과세 항목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는 국세청의 유권해석에 따라 과세대상으로 인식돼 왔다.

반면 공무원의 복지포인트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과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비과세로 유지되고 있다. 공무원 복지포인트 소득세 과세에 대한 헌법소원도 제기됐었지만 각하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 국정감사에서 공무원 복지포인트의 이중 혜택이 도마에 올랐다. 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가 비과세임에도 불구하고 연말정산 시 카드 사용금액으로 소득공제 혜택까지 중복으로 받고 있기 때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복지포인트의 복리후생적 성격을 감안해도 신용카드 소득공제에서 다시 한번 공제해주고 있는 것은 과도한 혜택”이라면서 “이중공제를 받지 않도록 시행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비과세 또는 과세 여부를 넘어 공무원이 중복 공제 혜택을 보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민간 기업의 복지포인트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더욱더 불합리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비공무원의 복지포인트가 소득세 과세 대상인 근로소득인지 여부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인 사례는 없다. 근로소득의 과세 자체를 놓고 다툰 사례도 매우 적다. 근로소득이 개인에게는 법정으로 갈만큼 크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또 원천징수 의무자인 회사는 근로소득을 부담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송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소득세법은 열거주의 과세원칙에 따라 법에 열거되지 않은 소득은 과세하지 않는 대원칙을 갖고 있음에도, 유독 근로자의 소득만 포괄주의 과세원칙을 적용해 회사로부터 받는 사실상 모든 대가를 과세하는 현상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소득세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에 따라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볼 수 있는 지도 논쟁의 대상이다. 2019년 8월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고, 그 이후에는 복지포인트가 임금이 아닌 것으로 인정받는 추세다.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소득세법의 경우 근로소득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EY한영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EY한영 소속 임직원의 복지포인트 소득세 경정청구를 준비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두 회사는 비공무원의 복지포인트도 복리후생적 비용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EY한영 관계자는 "복지포인트에 대한 과세의 형평성을 포함해, 근로소득의 정의와 과세 기준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