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채산제 세무법인 지점은 연금보험료 지원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사진)

세무법인 지점을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더라도 국민연금공단의 연금보험료(두루누리)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세무법인의 본점과 지점은 사업을 별도 운영하더라도 하나의 사업장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10일 세무업계 등에 따르면 평택의 한 세무법인 지점장이 제기한 세무법인 연금보험 지원 관련 소송이 최근 대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사회보험료 지원을  세무법인 지점별로 신청할 수 없게 됐다.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 사업은 근로자 10명 미만 사업에 고용된 근로자(월평균보수 215만원 미만)와 사업주를 위해 고용보험료와 국민연금 보험료를 최대 90%까지 지원하는 제도. 국민연금공단은 지원기준인 '직원 10인 미만'을 법인단위로만 판단해 대부분의 세무법인은 두루누리 지원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어왔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평택의 한 세무법인 지점장이 지난 2018년 6월 서울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했고 한국세무사회는 지난해 3월부터 법무법인의 법률자문을 통해 정부기관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해당 소송을 뒷받침 해왔다.

앞서 1심(서울행정법원)은 세무법인 지점이 경영상 독립되어 있다면 별개의 사업장으로서 지점단위로 연금보험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하나의 법인에 속하는 여러 사업장의 경우에도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한이나 비용 부담 등의 측면에서 상호 독립성이 인정되어 실질적으로 지원의 필요성이 있다면 제도의 적용대상에서 배제하기 어렵다"며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국민연금공단이 항소를 제기해 진행된 2심에서는 1심과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

2심 재판부는 '임원의 선출 및 해고 등이 본점과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이루어지는지'를 추가 요건으로 제시하는 등 이를 엄격하게 해석했고 1심과 달리 세무법인 지점의 경영상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이 같은 심리를 받아들여 최종 심리불속행(기각판결)을 선고했다.

한국세무사회는 법무법인으로부터 자문을 받은 결과, 연금보혐료 지원 제도의 취지 및 세무법인 지점의 실질적 운영방식(인사·노무·회계의 독립적 운영) 등에 대해 법원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비롯된 판결이란 입장이다.

한국세무사회 관계자는 "세무법인 회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행정심판 청구방법 등을 안내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며 "좋은 결과를 말씀드리지 못한 점에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고용노동부 등 정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회원 사무소가 지점별로 두루누리 사회보험료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