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국세청사.(사진 국세청)

청렴도 평가에서 만년 꼴찌였던 국세청이 국민들의 호의적인 평가로 종합청렴도와 외부청렴도 모두 상승했다. 하지만 내부 직원들이 바라보는 국세청의 내부청렴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58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를 발표, 종합청렴도가 전년 대비 0.08점 상승한 8.27점으로 4년 연속 상승했다고 밝혔다.

청렴도 측정 대상 기관은 중앙행정기관 45개, 지방자치단체(광역 17개, 기초 226개), 교육청·교육지원청 90개, 공직유관단체 202개 등이다.

이번 조사는 총 20만8152명(외부청렴도 15만3141명, 내부청렴도 5만5011명)을 대상으로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전화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외부청렴도는 2019년 7월1일부터 올해 6월30일 사이에 해당 공공기관의 측정 대상 업무와 관련해직접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내부청렴도는 올해 6월30일 기준 해당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외부청렴도는 업무처리 투명성 및 적극성 정도, 금품·향응·편의 경험 등에 대한 내용이며 내부청렴도는 업무처리 투명성, 부정청탁 등 조직문화, 인사·예산·업무지시 부패경험 등에 대한 내용이다. 이 두 가지를 종합한 것이 종합청렴도다.

국세청과 관세청이 포함된 중앙행정기관의 종합청렴도는 8.37점으로 지난해 8.06점보다 상승했다. 외부청렴도는 8.62점으로 전년 8.48점에 비해 상승했으며 내부청렴도도 7.74점으로 지난해 7.62점보다 상승했다.

중앙행정기관별 청렴도 등급유형을 살펴보면 종합청렴도 1등급에는 통계청이 유일했다. 2등급은 검찰청, 국가보훈처, 국방부, 농촌진흥청, 병무청, 보건복지부, 외교부이며 3등급은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세청, 농림축산식품부, 법무부, 산림청,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 환경부다.

4등급은 경찰청, 국세청, 문화재청, 문화체육관광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행정안전부이며 최하위 등급인 5등급에는 국토교통부가 유일했다.

관세청의 종합청렴도는 지난해 같은 3등급에 머물렀으며 외부청렴도는 3등급, 내부청렴도는 2등급이었다.

국세청은 지난해 5등급에서 올해 4등급으로 상승해 최하위는 면했다. 이는 국세청의 외부청렴도가 지난해보다 1등급 상승한 4등급을 기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세청 직원들이 평가하는 내부청렴도는 지난해 1등급이었던 것에 비해 두 등급이나 떨어진 3등급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민들이 평가하는 외부청렴도 5등급, 직원들이 평가하는 내부청렴도 1등급으로 국민과 국세공무원 간의 청렴도 인식 격차가 컸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인식 격차가 다소 줄었지만 내부 청렴도는 오히려 떨어져 의구심을 자아낸다.

권익위는 이와 관련해 "종합청렴도가 상승했지만 공직자들이 느끼는 부패인식과 부패통제 제도의 운영에 대한 인식 점수는 하락했다"며 "내부 부패경험률이 대체로 감소했음에도 부패인식 점수는 하락하고 있는 것은 공직자들이 조직 내부의 부패를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경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