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다주택자는 투기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세금 중과가 가능하지만 현재 보유나 양도,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등 퇴로가 없기 때문에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내놓기보다는 증여 등의 방법을 택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성근 영남대학교 교수는 4일 한국세법학회, 한국세무학회, 한국재정학회, 한국조세연구포럼, 한국국제조세협회에서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조세개혁의 세법적 기초와 한계'란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조세법의 기본원칙으로 ▲과세요건 법정주의와 명확주의 ▲소급입법과세금지의 원칙 ▲기간과세 세목에 대한 부진정소급입법과세 ▲조세공평주의와 응능과세 등을 소개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여기에 대입해 평가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조세법률주의 중 과세요건 법정주의는 국민의 재산권 보장을 침해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과세물건, 과세기간, 세율, 징수절차 등은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로 규정해야 하지만 최근 부동산 대책은 대부분 시행령을 통해 구체화됐다.

지난 2017년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에 대해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보유기간 2년 이상에서 거주기간 2년으로 변경된 것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였으며 1세대 1주탁 장기보유특별공제 특례 역시도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시행됐다.

또한 지난 2017년 8월2일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그 해 12월19일 개정법률을 공포하면서 2018년 4월1일 시행일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토록 했다.

실거래가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보유한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역시 올해 8월18일 개정법률을 공포하면서 2021년 1월1일 시행일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한다.

최 교수는 "소유주택을 100여일 내에 양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신뢰보호 원칙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시행일을 적정한 시점으로 늦추는 방식 등으로 요건을 충족한 감면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완충기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최 교수는 "공시가격, 공정비율 및 세율이 3중 인상으로 종부세 부담이 대폭 가중됐다. 문제는 1인 또는 1세대가 상대적으로 고가인 1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인상된 종부세의 과중한 부담으로 인하여 더는 주택의 보유를 유지하지못하고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경우에는 과잉금지원칙의 위반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세대가 다주택을 보유하는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투기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
기 때문에 종부세와 높은 재산세, 양도소득세에 대한 중과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가주택을 보유한 1세대 1주택자는 경제적인 가치나 액수만을 기준으로 과세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주택은 인간의 존엄성, 사생활이나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주택자와 관련해선 "보유와 양도, 증여, 취득 전 과정에 걸쳐 조세부담이 대폭 증가하고 종부세가 3중으로 인상되는 등 조세부담으로 인해 기존의 재산을 유지할 수 없도록 만드는 압살적 조세라는 주장이 있다"며 "어느 정도의 수직적 공평을 택할 것인지는 결국 그 사회가 어떤 국가 어떤 정치체제를 원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다주택자의 물량이 시장에 나오게 하려면 보유나 증여가 아니라 양도를 선택할 유인이 있어야 하지만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다주택 중과세율, 10% 지방소득세를 고려한다면, 지금 상태로는 당장은 양도보다는 계속 보유나 증여를 선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여당은 시세차익을 제대로 환수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면 2주택 이상을 보유하려는 동기를 차단할 수 없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며 "헌법원리는 정책의지보다 우선한다. 조세개혁을 추진함에 있어 입법단계에서 헌법원리인 신뢰보호의 원칙을 반영해 경과규정을 두거나 시행일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