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지방소득세의 독립세 전환으로 '세무조사권한'이 생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우려가 식지 않고 있다. 동일한 과세 사실에 대해 국세청, 지자체로부터 이중 또는 삼중으로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서다. 이에 지방소득세 세무조사 권한을 국세청으로 '일원화'하는 등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문진주 부산외국어대 교수·인천대 교수(이하 교수진)는 한국납세자연합회가 주최한 포럼에서 '국세와 지방세간 조세행정의 협력과 납세자권익증진'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2013년 말 지방세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소득세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을 결정하는 권한이 지자체로 넘어갔다. 이로 인해  전국 226개 시·군·구가 모두 세무조사권한을 갖게 된 것. 지방세제가 개편되기 전까진 국세청이 거둔 법인세의 10%를 해당 기업의 사업장이나 지사가 있는 각 시·군·구에 배분했다.

문제는 하나의 소득에 대한 '중복 세무조사' 우려가 상존한다는데 있다. 교수진들은 "국세와 지방세는 각각 과세권자에 의거 독자적인 세무조사권이 법률적으로 부여되고 있다"면서 "동일한 과세사실에 의거 국세청과 각 기자체가 각각 세무조사를 하는 경우 비효율이 발생하고 납세자권익이 크게 침해된다는 면에서 억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의 세무조사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는 모양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세의 심판청구 건수는 2008년 1102건에서 지난해 5243건으로 약 4배 가까이 늘었다. 심판청구가 제기된 사건 중에서 세금 불만이 가장 많은 세목이기도 하다. 반면, 국세의 심판청구는 같은 기간 5774건에서 6211건으로 증가 폭이 크지 않다.

현재 행정안부에서 행정조치로 중복 세무조사를 방지하는 임시방편을 쓰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교수진들은 "지방소득세의 경우처럼 독립세 방식으로 과세되는 경우엔 지자체의 세무조사를 존중한다"면서도 "세율과 세액공제·세액감면 여부만을 지자체가 달리 적용할 수 있는 세목의 경우엔 세무조사를 국세청으로 일원화하거나 공동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조치로 세무조사를 유보할 게 아니라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세, 지방세의 조세행정을 일원화하는 집행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교수진들은 "국세와 지방세를 통합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제를 검토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며 "조세제도위원회(총리실 자문기구), 조세청(총리실 집행기구)의 설치운영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세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키워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수진들은 "지방세의 비중이 커질수록 지방세행정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그에 맞는 전문성·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지방세무직에게 세무사 일부과목을 면제해 국세직 공무원과 형평을 유지하고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지방세무사 제도에 대해선 "납세자를 혼돈하게 하고 납세협력비를 크게 증대시킨다는 점에서 납세자의 권익을 심대히 침해하기 때문에 매우 바람직 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