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이 4일 불공정 탈세 혐의자 38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국세청)

수천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기업 자금을 자녀의 해외유학에 유용하고 호화 와인보관소를 신축하는 등 탈세를 저지른 혐의자에 대해 국세청이 칼을 뽑았다.

국세청은 4일 기업자금을 개인적 목적으로 유용하고, 현금·골드바 등 음성적 거래와 일반인은 이용하지 못하는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탈세를 저지른 38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38명 중 13명은 기업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22명은 호황 현금 탈세, 3명은 반칙 특권 탈세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13명은 기업자금을 유학비용, 호화 사치품 구입에 유용하는 것에서부터 자녀회사 지원, 위장계열사를 통한 유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편법 수단을 동원했다.

이들은 기업 업무와 무관한 VVIP 골프빌리지(20억원대), 해외 소재 고급별장(10억원대)을 구입하거나 호화 와인보관소 및 별장을 신축해 사주 가족이 무상으로 사용했다. 사주의 자녀 회사 지원을 위해 용역비용을 과다하게 지급하거나, 법인카드를 사주 가족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호황 현금 탈세를 한 22명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렵게 되면서 국내 레저·취미 관련 수요 급증으로 소득이 대폭 증가한 사업자거나 유명세로 고소득을 올리면서 고액부동산을 취득한 유명인사와 더불어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탈세를 저지른 변호사·세무사·관세사 등 공직경력 전문 자격사, 의료분야 전문직 등이었다.

반칙 특권 탈세를 한 3명은 개발사업 및 경영 계획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미성년 손자, 해외 유학중인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한 후 기업상장 등을 통해 세금부담 없이 막대한 부와 경영권 승계하거나 일감몰아주기 규정을 악용해 증여세를 회피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어려운 시기에 이들이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헌법상 4대 의무 중 하나인 납세의 의무를 게을리하고 편법과 반칙의 모습을 보여줘 세무조사 건수를 줄이는 있는 와중에도 이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사대상자 38명 중 법인사업자 32명은 1인당 평균 1886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금융재산은 28억원, 부동산은 109억원, 주식은 1749억원이다. 개인사업자 6명의 1인당 평균 재산은 112억원이며 이 중 금융재산은 1억원, 부동산은 52억원, 주식은 59억원이었다.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은 "국세청은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신중한 세정운영을 지속하면서도 불공정 탈세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탈세 혐의자 뿐만 아니라 사주 가족 및 관련 기업까지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