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동 국세청사. (사진 국세청)

국세청과 관세청의 고액소송 패소율이 소액소송보다 높은 이유가 부족한 전문인력과 인센티브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세청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 소속 송무전담 변호사는 50명으로 1인당 평균 30건의 사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지난해까지 전담변호사 제도를 운영하지 않다가 올해 처음 2명을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변호사가 지난해 처리한 사건 수는 국세청 1421건, 관세청 80건이다.

정 의원은 "시간 투입이 많고 전문지식이 소요되는 고액 사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국세청의 경우 소가 2000만원 미만의 소액 사건 패소율은 3.7%에 불과하지만 소가가 증가할수록 패소율은 올라가 100억원 이상 사건의 패소율은 41%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고액소송이 집중되는 서울청에 송무국을 설치하고 있으며 다른 지방청은 송무과를 두고 지방청별로 변호사를 분산 배치하고 있지만 정 의원은 이런 조직 운영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지방청 송무과를 없애고 본청에서 일괄 관리하는 것이 소송 대응과 전문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팀(Team)제로 운영하는 법무법인처럼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턱없이 부족한 인센티브 제도를 고액소송 패소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국세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인당 평균 승소보상금은 260만원이며 관세청은 23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대형 법무법인이 조세소송을 대리할 경우 다른 사건에 비해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20~30%의 성공보수를 지급받기도 한다.

정 의원은 "승소금액의 1%만 지급하더라도 대형 로펌에 대항할 수 있는 전문변호사 영입에 큰 유인이 될 것"이라며 "고액소송 패소율이 낮아지면 조세행정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