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 내 납부하지 못한 세금에 대한 이자율은 10% 가까이 적용하면서 착오로 인해 국세청이 과오납(초과) 수납한 세금에 대한 이자율은 1.8%를 적용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받을 돈에 대해선 과한 이자율을, 납세자가 받을 돈에 대해선 박한 이자율을 적용한 것이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세청은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한 세금에 대한 이자로 부과한 금액이 연 평균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이렇게 부과한 금액은 지난 5년간 9조3000억원에 달한다.

2018년 신고의무 불이행에 따른 가산세 1조2000억원과 납부지연에 따른 가산세 1조8000억원 등 총 3조원에 달하는 가산세를 부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에는 신고불성실가산세 1조2312억원, 납부지연가산세 1조8152억원을 등 총 3조464억원을 부과했다.

이들 가산세 합계는 연간 상속세 세수와 맞먹는 규모다.

세법상 신고·납부의무 불이행에 따른 제재는 신고불성실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로 나뉜다. 신고불성실가산세는 법정 신고기한 내 신고하지 않는 경우 부과하는 무신고가산세(20~40%)와 신고를 했더라도 과소하게 신고한 경우 부과하는 가산세(10~40%)가 있다.

여기에 제대로 신고를 했더라도 기한 내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경우 납부지연가산세를 추가로 부과하는데 납부지연가산세율은 연 9.125%다.

반면 국세청이 납세자로부터 초과수납을 받은 경우에는 국세환급가산금을 더해 돌려주는데 이 때 적용하는 이자율은 연 1.8%다. 납세자가 세금을 늦게 납부했을 때 적용하는 이자율과 국세청이 과오납으로 납세자에게 환급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이 크게 차이나는 것이다.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납부지연가산세와 국세환급가산금은 각각 연체이자율과 정기예금이자율을 반영해 정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시장이자율 하락에 따라 환급가산금율은 2012년 4%에서 2020년 1.8%로 절반 넘게 하락했지만 납부지연가산세율는 2012년 10.95%에서 2019년 9.125%로 찔끔 내리는 수준에 그쳤다.

정 의원은 "일반적으로 신고불성실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가 동시에 부과되는 점을 고려할 때 국세 미납에 따른 제재라 하더라도 시중은행 연체금리와 비교하면 과도하다"며 "금융위원회는 2018년 연체가산금리를 기존 6~9%p에서 3%p로 인하한 바 있다. 그에 따라 납부지연가산세율도 최소한 3%p는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대부업 금리를 10%로 제한하자는 논의가 뜨거운 마당에 국가가 걷는 지연이자가 10%에 육박하는 것은 과다한 것"이라며 "기획재정부는 납부지연가산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