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릴·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제세부담금)을 일반담배(연초)보다 더 적게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흡연에 따른 사회적 외부비용을 측정해봤더니,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어야 할 적정세액이 현행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에서다. 담배 종류별로 위해성에 비례한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한성대학교 글로벌 경제연구원(박영범·홍우형·이동규 교수팀)은 '흡연의 외부 비용 추정과 합리적 담배 과세 방안에 관한 연구'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행 담배 과세체계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과중한 세액을 부과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판매가격 4500원 기준 일반담배에 3323원(제세부담금 비율 73.8%), 궐련형 전자담배에 3004원(66.8%)을 제세부담으로 부과하고 있다. 두 담배 제품 간 유해성이 차이가 없기에 세금부담 수준도 유사하게 가져간 것으로 풀이된다.

담배는 비흡연자 입장에서 볼 때 외부불경제를 발생시키는 재화다. 이 때문에 교정세적 기능에 비중을 더 두어야한다. 연구팀도 담배 제품의 종류별로 흡연의 외부비용의 크기만큼 과세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일단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흡연으로 인한 외부비용을 측정했는데, 전자담배 흡연에 따른 사회적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분석 결과, 두 담배의 1갑당 총 외부비용은 약 743~1825원의 차이를 보였다. 두 담배의 외부비용은 의료·노동손실비용, 화재비용, 불쾌감비용으로 구분해서 합한 값이다. 일반 국민 4500여명(흡연자 2158명, 비흡연자 2356명)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나 분석 결과도 이를 연구하는데 기초자료로 쓰였다.

◆…(자료 한성대학교 글로벌 경제연구원)

두 담배의 위해성이 동등하다고 가정했을 땐 일반담배 외부비용은 5250원, 궐련형 전자담배는 3996원으로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약 1283원 적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더 위해성이 낮은 상황일 땐 1825원이, 전자담배가 위해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때도 외부비용이 743원 더 적었다.

실제 흡연에 따른 사회적비용을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흡연자는 자신의 의료비용을, 비흡연자는 간접흡연으로 인한 의료비용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 담배 냄새로 인한 불쾌감 비용도 비흡연자·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가 일반담배 흡연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연구팀은 일반담배 세금을 유지한다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액은 현행보다 152~836원 가량 낮추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주요국을 보더라도 궐련형 전자담배에 과중한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일반담배 대비 전자담배의 제세부담금 비율은 일본이 78.0%, 러시아는 63.1%, 그리스는 52.9% 정도다. 나머지 국가들은 이보다 낮은 20~40%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90.4%다.

연구팀은 "현행 과세체계는 일반권련과 궐련형 전자담배에 유사한 수준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어, 교정세의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소비 수준을 유인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외부비용의 크기에 비례해 두 담배에 대한 세율을 현행보다 더욱 차등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