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국제경쟁력 차원에서 법인세율을 내리고 있는 흐름과는 달리 한국은 법인세율의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선 글로벌 추세에 맞게끔 세율인하 등 세제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2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OECD 37개국 중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21개국이 최근 10년 사이(2010~2020년) 법인세율을 인하했다. 같은 기간 OECD 37개국 평균 법인세율은 25.4%에서 23.5%로 낮아졌고, G7(주요7개국) 평균도 33.1%에서 27.2%까지 내려갔다. 법인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한국, 독일, 터키, 칠레 등 8개국에 불과하다.

현재 OECD 37개국 중 33개국이 단일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구간을 갖고 있다. 미국의 경우엔 2018년 과표구간을 무려 8단계에서 1단계로 줄인 바 있다.

한경연은 이에 대해 "법인세의 특성상 납세는 기업이 하지만 실질적인 조세부담은 소비자·근로자·주주에게 전가되는데, 법인의 규모가 해당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의 소득상태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므로 소득재분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한국은 2018년 과표 3000억원 초과 구간을 만들고, 최고세율을 3%포인트 올렸다. 2012년 2단계이던 과표구간은 2013년 3단계, 2018년 이후부턴 4단계까지 늘어난 것이다. 최고세율은 24.2%에서 27.5%로 높아졌다.

올해 OECD 37개국 중 한국의 법인세율은 상위 10위다. 10년 전(2010년)보다 무려 13단계나 순위가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은 2위에서 12위로, 영국은 14위에서 31위로, 일본은 1위에서 7위로 순위가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세징수액은 293조5000억원이었으며, 이 중 법인세가 72조2000억원으로 소득세 다음으로 큰 비중(24.6%)을 차지했다. 한경연은 “매년 법인세수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이 국세통계(2019년)를 분석한 결과, 2018년 과세표준 5000억원 초과하는 60여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은 30조7000억원이었다. 전년(2017년, 25조원)에 비해 5조7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60여개사의 2017년, 2018년 당기순이익은 300억원이 증가하는데 그쳤고 과세표준 또한 135조2000억원, 135조8000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부담이 늘어난데는 법인세율 인상(24.2→27.5%)과 각종 공제감면세액 축소 등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실제 2018년 당시 법인세율 인상과 함께 대기업의 연구개발(R&D) 세액공제율이 종전 1~3%에서 0~2%로 줄어들었고, 생산성향상시설·안전시설 투자세액공제율도 3%에서 1%로 내려갔다.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통합투자세액공제 등)에 따라 기업의 세부담은 55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세율 인상으로 인한 세부담 증가를 감안하면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한국의 투자 매력도 제고를 통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위해 OECD 평균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글로벌 흐흠에 맞는 세율 인하와 과표구간 축소 등의 법인세율 개선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