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서 5급(사무관) 이상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공직퇴임 세무사'들은 1년간 세무대리 관련한 수임활동을 하지 못 한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세청, 조세심판원 등 조세 사무와 관련된 기관에 몸을 담았다면 이러한 규제 대상이 된다.

22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라, 5급 이상 공직퇴임 세무사·관세사는 퇴직 전 1년간 근무한 기관이 처리한 사무와 관련된 세무대리·통관 업무를 퇴직 후 1년간 수임할 수 없다. 다만, 공익 목적의 수임이라면 수임제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를 어겼을 땐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 처분을 받는다. 이 개정안이 올해 국회의 벽을 넘는다면, 오는 2022년 수임하는 분부터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법 시행 후 1년 유예).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근무한 기관의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전관세무사 수임제한을 두고 논란이 된 바 있다. 예컨대, 서울지방국세청에서 관할 지역인 서울 내에 세무사 개업을 하더라도 불복사건 등을 1년간 수임할 수 없었기 때문에서다. 과도한 규제라는 우려로 근무 기관 범위에 대한 부분은 완화됐지만, '변호사의 세무대리를 제한(기장대리·성실신고확인 제외)'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입법화에 실패했다.

기관의 범위에 대해 구체적인 발표는 없지만, 광범위한 관할 지역 부분은 손질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서울국세청에서 퇴직하면 서울청 관할 업무만 제한하고, 본청 퇴직자의 경우엔 심사청구 등의 업무를 하지 못하게 규제하는 식이다. 반면, 조세심판원에겐 더 큰 충격파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무 관련성에 대한 고려 없이 모든 심판청구 활동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도 "상대적으로 심판원이 받는 타격이 크다"면서 "기관의 구체적인 범위는 시행령에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 제외대상자 범위를 더 좁힌다. 현재는 체납액 30% 이상 납부했을 때 명단공개 제외대상으로 분류되는데, 앞으론 50% 이상 납부 때 이를 적용한다. 체납액 납부를 촉진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재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체납액이 2억원 이상인 체납자에 대해 인적사항, 체납액 등이 공개되고 있다.

양도소득세를 전자신고하면 건당 2만원을 세액공제 해준다.

현행법상 전자신고 시 종합소득세·법인세는 건당 2만원, 부가가치세는 건당 1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러한 조치가 이루어지면서 지난해 기준 전자신고율은 법인세 99.2%, 종소세 97.3%, 부가가치세 94.2%를 기록했다. 반면, 양도소득세는 24.2%에 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양도세의 전자신고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주기적으로 제도를 평가하기 위한 전자신고 세액공제 제도에 대한 일몰(폐지)이 설정된다. 적용기한은 2022년 말까지다.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서화·골동품을 양도하면서 발생한 소득은 사업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과세한다'는 점을 법으로 규정했다. 현재 기타소득 과세대상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계속적·반복적 거래 등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엔 사업소득으로 과세되고 있다.

현행 과세 대상은 점당 양도가액 6000만원 이상인 회화·데생 등 미술품(생존작가 작품 제외), 골동품(제작 후 100년 초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