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적폐청산 고지 향해 달려온 한승희의 '730일'	2019.06.27
지난 2017년 6월29일 문재인 정부 첫 국세청장으로 임명된 한승희 국세청장이 정확히 재임 2년만인 28일 오전 10시 퇴임식을 갖고 그동안 양 어깨 위에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1043일(2014년 8월21일~2017년 6월28일) 동안 재임했던 임환수 전 국세청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한 국세청장은 재임 기간 동안 국세청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장면'을 연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리고 그 장면은 곧 '국세청장 한승희'의 상징이 됐다. 정치 목적의 세무조사 의혹에 당당히 맞서 국세청장이 직접 국민들 앞에 잘못된 과거를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인 것이다. 결과와 과정 등 모든 것을 떠나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택한 첫 국세청장으로서 불가피한 한 측면이 있었지만 적절한 대응이었다는 평가. 사과로만 끝내지 않고 조사권 남용 근절책 등 여러 보완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소통' 역시 한 국세청장을 상징하는 키워드. 한 국세청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모토로 일선 직원들과 대화에 적극 나섰으며 '소통리더'를 뽑아 본청과 지방청, 세무서 사이를 오가는 유기적 소통 통로를 만들었다. 납세자와의 소통 역시 강화하기 위해 '납세자 현장소통팀'을 만들기도 했다. 과거사 고백 용기있는 결단이었지만... 한승희 국세청장의 과거사 고백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연관이 깊다. 전 정권이 국세청을 동원해 정치 세무조사를 벌여 정적들을 압박했다는 의혹은 국세청의 강력한 부정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의 단초였던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둘러싼 의혹은 오랜 시간 동안 숙성되어 왔고, 노무현 정부의 정신이 계승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태광실업 세무조사 의혹은 어떤 형태로든 정리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한 국세청장의 승부수는 던져졌다. 취임 두 달만인 2017년 8월31일 강병구 인하대 교수를 단장으로 한 '국세행정개혁TF(이하 TF)'를 출범시켜 정치 세무조사 의혹에 연루된 조사건을 재점검하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5개월 동안 총 62건의 조사건을 점감한 TF는 이 중 5건의 세무조사가 정치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결론을 공개했다. 한 국세청장은 지난 2017년 11월22일 TF 결과 발표에 앞서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있었을 것으로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 있는 사안의 경우 국민의 신뢰가 손상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모두가 의심하지만 애써 부인해왔던 국세청의 과오를 스스로 인정하는 과감한 결단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만 나왔던 것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건이 불공정했다는 것인지 공개하지 않은데다, 점검의 범위를 한정(이명박-박근혜 정부)한 부분도 정치권의 감정선을 건드렸다. 결국 TF를 통한 과거사 척결 자체가 '정치 목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세무조사와 관련한 정보는 외부유출이 불가능하다는 국세기본법(제81조의 13) 비밀유지 조항으로 인해 한정된 정보만을 가지고 점검이 이루어졌다는 측면에서 '앙꼬없는 찐빵'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며 소통 또 소통 한 국세청장은 재임기간 내내 '소통'을 무척 중요시 했다. 국세행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최전선에서 일하는 일선 직원들의 고충을 알아야 하지만 세무서와 지방국세청, 본청 사이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는 지적들이 많았고 한 국세청장은 이를 조직내부의 소통부족으로 판단, 각 지방청에 '현장소통팀'을 설치해 일선 직원들의 목소리가 본청을 전달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평소 유기적인 소통이 되도록 일선 세무서의 업무지원팀장을 '소통리더'로 임명하기도 했다. 한 국세청장 본인도 현장소통을 위해 적극 나섰다. 각 지방청과 세무서를 돌며 직원들이 장시간 토론을 벌이는 '현장소통 토론회'를 개최해 직원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특히 한 국세청장의 현장소통 방식이 달랐던 부분은 '검토해 보겠다'를 남발하는 것이 아닌 즉석에서 해결책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꼽힌다. 다만 워낙 많은 요구사항을 다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로 인해 직원들의 욕구를 말끔히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납세자와의 현장소통 강화도 이루어졌다. 납세자 소통 업무만을 하는 조직(납세자소통팀)을 만들어 이들이 산업단지, 집단상가, 전통시장 등 현장에서 직접 체류하며 납세자의 애로사항을 수집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발상 자체는 획기적이었다는 평가. 납세자소통팀의 성과를 논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영세사업자가 항상 세금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현장을 찾아가 있지도 않은(?) 세금문제를 해결해 주는 공격적 행정의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 있는 모습이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적폐청산 고지 향해 달려온 한승희의 '730일'

2019.06.27

지난 2017년 6월29일 문재인 정부 첫 국세청장으로 임명된 한승희 국세청장이 정확히 재임 2년만인 28일 오전 10시 퇴임식을 갖고 그동안 양 어깨 위에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1043일(2014년 8월21일~2017년 6월28일) 동안 재임했던 임환수 전 국세청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한 국세청장은 재임 기간 동안 국세청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장면'을 연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리고 그 장면은 곧 '국세청장 한승희'의 상징이 됐다.

정치 목적의 세무조사 의혹에 당당히 맞서 국세청장이 직접 국민들 앞에 잘못된 과거를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인 것이다.

결과와 과정 등 모든 것을 떠나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택한 첫 국세청장으로서 불가피한 한 측면이 있었지만 적절한 대응이었다는 평가. 사과로만 끝내지 않고 조사권 남용 근절책 등 여러 보완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소통' 역시 한 국세청장을 상징하는 키워드.

한 국세청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모토로 일선 직원들과 대화에 적극 나섰으며 '소통리더'를 뽑아 본청과 지방청, 세무서 사이를 오가는 유기적 소통 통로를 만들었다. 납세자와의 소통 역시 강화하기 위해 '납세자 현장소통팀'을 만들기도 했다.

과거사 고백 용기있는 결단이었지만...

한승희 국세청장의 과거사 고백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연관이 깊다. 전 정권이 국세청을 동원해 정치 세무조사를 벌여 정적들을 압박했다는 의혹은 국세청의 강력한 부정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의 단초였던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둘러싼 의혹은 오랜 시간 동안 숙성되어 왔고, 노무현 정부의 정신이 계승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태광실업 세무조사 의혹은 어떤 형태로든 정리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한 국세청장의 승부수는 던져졌다. 취임 두 달만인 2017년 8월31일 강병구 인하대 교수를 단장으로 한 '국세행정개혁TF(이하 TF)'를 출범시켜 정치 세무조사 의혹에 연루된 조사건을 재점검하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5개월 동안 총 62건의 조사건을 점감한 TF는 이 중 5건의 세무조사가 정치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결론을 공개했다.

한 국세청장은 지난 2017년 11월22일 TF 결과 발표에 앞서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있었을 것으로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 있는 사안의 경우 국민의 신뢰가 손상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모두가 의심하지만 애써 부인해왔던 국세청의 과오를 스스로 인정하는 과감한 결단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만 나왔던 것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건이 불공정했다는 것인지 공개하지 않은데다, 점검의 범위를 한정(이명박-박근혜 정부)한 부분도 정치권의 감정선을 건드렸다. 결국 TF를 통한 과거사 척결 자체가 '정치 목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세무조사와 관련한 정보는 외부유출이 불가능하다는 국세기본법(제81조의 13) 비밀유지 조항으로 인해 한정된 정보만을 가지고 점검이 이루어졌다는 측면에서 '앙꼬없는 찐빵'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며 소통 또 소통

한 국세청장은 재임기간 내내 '소통'을 무척 중요시 했다.

국세행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최전선에서 일하는 일선 직원들의 고충을 알아야 하지만 세무서와 지방국세청, 본청 사이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는 지적들이 많았고 한 국세청장은 이를 조직내부의 소통부족으로 판단, 각 지방청에 '현장소통팀'을 설치해 일선 직원들의 목소리가 본청을 전달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평소 유기적인 소통이 되도록 일선 세무서의 업무지원팀장을 '소통리더'로 임명하기도 했다.

한 국세청장 본인도 현장소통을 위해 적극 나섰다.

각 지방청과 세무서를 돌며 직원들이 장시간 토론을 벌이는 '현장소통 토론회'를 개최해 직원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특히 한 국세청장의 현장소통 방식이 달랐던 부분은 '검토해 보겠다'를 남발하는 것이 아닌 즉석에서 해결책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꼽힌다. 다만 워낙 많은 요구사항을 다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로 인해 직원들의 욕구를 말끔히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납세자와의 현장소통 강화도 이루어졌다.

납세자 소통 업무만을 하는 조직(납세자소통팀)을 만들어 이들이 산업단지, 집단상가, 전통시장 등 현장에서 직접 체류하며 납세자의 애로사항을 수집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발상 자체는 획기적이었다는 평가.

납세자소통팀의 성과를 논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영세사업자가 항상 세금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현장을 찾아가 있지도 않은(?) 세금문제를 해결해 주는 공격적 행정의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