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현 서울지방국세청장, 이하 김현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지난 3일 김현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 등을 국회(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했지만, 국회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인사청문법상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마지노선(23일)'까지 인사청문회 개최가 불가능해졌다. 

17일 현재 여당이 국회 단독소집을 결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일말의 희망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증인 채택 및 출석요구 절차(청문회 개최 최소 5일 전 채택 및 출석 통보) 등을 감안하면 23일까지 인사청문회를 연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것이 중론.

특히 여당 단독으로 국회가 소집, 여당 단독으로 인사청문회가 강행된다는 것도 국세청 입장에서는 탐탁치 않은 시나리오다. 자유한국당과 극적 타협이 이루어져 일사천리로 인사청문회 일정이 추진되어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청문회 준비 보다는 정쟁에 집중해 온 정치권의 상황을 감안할 때 '부실 인사청문회'가 될 공산이 크고 이러한 이미지가 남는다면 두고 두고 '시비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23일이 지날 경우, 국회 상황과 관계없이 재차 인사청문회 개최 요청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재요청이 있은 날로부터 10일 이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열어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도록 되어 있다.

이 기간 내에도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국세청장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소위 '무혈입성'이 가능해 진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청와대는 물론 후보자 개인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평가다.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야당 등의 반발로 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장관 등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 케이스는 있었지만, 인사청문회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장관 등 후보자를 대통령이 덜컥 임명한 경우는 없었다.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국세청장'이라는 꼬리표가 재임 기간 내내 따라붙어 안팎으로 성가신 일들이 만들어 질 수도 있다. 겉으로 확 드러나지는 않지만 '인사청문회 무사 통과'라는 타이틀이 주는 힘(정통성)도 상당하다는 것이 국세청 직원들의 전언이다.

일단 23일 이후 재요청이 곧바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제할 경우 2차 마지노선(24일 재요청 이후 10일)인 7월4일 이전 인사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추진체'도 확보됐다.

17일 청와대가 윤석열 현 서울중앙지검장을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당장 청문회 수요가 늘어났다.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중요하지만, 야당 입장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민감한 문제들을 도마 위에 올릴 수 있는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국회 정상화를 핑계 삼아 보이콧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