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②전문가들은 왜 '최대주주 할증과세 폐지'를 말하는가	2019.06.17
◆…주식 상속시 적용되는 '최대주주 할증과세'를 놓고, 정부는 제도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상당수 조세전문가들은 경제발전에 역행하는 세제에 해당한다며 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상속세'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세율'의 적정성이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은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좌우하는 주식(지분)을 물려주면 최고 세율 50%(명목세율)에 10~30% 할증세율을 추가한다. 최대주주가 소유한 주식은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인해 일반주식보다 높은 가액으로 거래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은 최대 65%까지 형성된다.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재계와 상당수 조세전문가들은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요지부동인 상황. 사실 정부여당이 먼저 나서서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에 야당은 '우회전략'을 택한 모습이다. '초민감 대목'인 명목세율 부분이 아닌 최대주주 할증과세 폐지를 통한 실질적인 상속세 부담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유한국당 소속인 추경호, 이종구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두 의원은 실질과세 원칙 위배 등 명분으로 최대주주 할증과세 폐지법안을 대표발의 한 상태다. 전문가들 "경제 역행…너무 가혹하고 논리도 맞지 않아" 상당수 전문가들도 최대주주 할증과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대다수의 기업 3세대들은 10% 이내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상속시 최대 65%까지 과세되면 사실상 대주주가 될 수 없는 구조다. 쉽게 말하면 상속을 받으면서 (기업의)주인이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에만 할증 과세를 적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중견기업에도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주주 할증과세는)경제를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에 역행하는 제도라고 생각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OECD 36개국 중 13개국이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 가치는 인적자원과 물적 자원의 합으로 결정된다. 기업을 영속시키는 데 도움을 줘야 할 상황에 국가에서 과도한 상속과세로 기업 가치를 죽이게 되면 결국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구글, 페이스북 등 대기업에 대해 '차등의결권제'를 허용하고 있다. 대주주의 권리를 인정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어렵다면 벤처기업부터라도 차등의결권제를 하루빨리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연세대 법무대학원 교수 역시 최대주주 할증과세 폐지를 주장했다. 김 교수는 "주식을 상속할 때 일률적으로 가산하는 최대주주 할증평가제도는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제도"라면서 "이 제도는 구체적 타당성이 결여되고, 기업 승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법적논리가 떨어지는 규정이기 때문에 이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교수)은 최대주주 할증과세의 취지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상속세율 자체가 이미 충분히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기본 취지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만큼 추가로 과세한다는 논리다.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이유는 상속세율 자체가 50%로 높기 때문에 여기에 할증 과세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주식 할증과세는 가업상속공제와도 맞물려있다. 이 제도를 둔 이유가 세금 자체가 많기 때문에 보유현금으로만 세금을 납부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보유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도 대주주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할증과세 한다는 것은 일리가 있지만 제도상의 문제는 있다고 지적했다. 할증평가 시 최대 30%까지 일률 가산하고 있는데 평가 방법이 정상적인지 의문이 든다는 것. 그는 "할증과세 제도 자체를 폐지하거나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부분을 개선해 어느 정도의 비율이 맞을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제도자체는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할증률을 조정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연 강원대 경영학부 교수는 할증과세 폐지보단 상속세 부담자체를 완화해야 된다는 입장을 취했다. 정 교수는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이론적으로 최대주주의 경영권에 대한 가치를 주식평가에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할증평가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 문제가 된다면 가업상속공제를 현실화하거나 상속세율을 인하하는 등 다른 수단을 통해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②전문가들은 왜 '최대주주 할증과세 폐지'를 말하는가

2019.06.17

◆…주식 상속시 적용되는 '최대주주 할증과세'를 놓고, 정부는 제도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상당수 조세전문가들은 경제발전에 역행하는 세제에 해당한다며 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상속세'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세율'의 적정성이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은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좌우하는 주식(지분)을 물려주면 최고 세율 50%(명목세율)에 10~30% 할증세율을 추가한다. 최대주주가 소유한 주식은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인해 일반주식보다 높은 가액으로 거래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은 최대 65%까지 형성된다.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재계와 상당수 조세전문가들은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요지부동인 상황. 사실 정부여당이 먼저 나서서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에 야당은 '우회전략'을 택한 모습이다.

'초민감 대목'인 명목세율 부분이 아닌 최대주주 할증과세 폐지를 통한 실질적인 상속세 부담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유한국당 소속인 추경호, 이종구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두 의원은 실질과세 원칙 위배 등 명분으로 최대주주 할증과세 폐지법안을 대표발의 한 상태다.

전문가들 "경제 역행…너무 가혹하고 논리도 맞지 않아"

상당수 전문가들도 최대주주 할증과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대다수의 기업 3세대들은 10% 이내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상속시 최대 65%까지 과세되면 사실상 대주주가 될 수 없는 구조다. 쉽게 말하면 상속을 받으면서 (기업의)주인이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에만 할증 과세를 적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중견기업에도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주주 할증과세는)경제를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에 역행하는 제도라고 생각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OECD 36개국 중 13개국이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 가치는 인적자원과 물적 자원의 합으로 결정된다. 기업을 영속시키는 데 도움을 줘야 할 상황에 국가에서 과도한 상속과세로 기업 가치를 죽이게 되면 결국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구글, 페이스북 등 대기업에 대해 '차등의결권제'를 허용하고 있다. 대주주의 권리를 인정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어렵다면 벤처기업부터라도 차등의결권제를 하루빨리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연세대 법무대학원 교수 역시 최대주주 할증과세 폐지를 주장했다.

김 교수는 "주식을 상속할 때 일률적으로 가산하는 최대주주 할증평가제도는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제도"라면서 "이 제도는 구체적 타당성이 결여되고, 기업 승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법적논리가 떨어지는 규정이기 때문에 이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교수)은 최대주주 할증과세의 취지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상속세율 자체가 이미 충분히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기본 취지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만큼 추가로 과세한다는 논리다.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이유는 상속세율 자체가 50%로 높기 때문에 여기에 할증 과세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주식 할증과세는 가업상속공제와도 맞물려있다. 이 제도를 둔 이유가 세금 자체가 많기 때문에 보유현금으로만 세금을 납부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보유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도 대주주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할증과세 한다는 것은 일리가 있지만 제도상의 문제는 있다고 지적했다. 할증평가 시 최대 30%까지 일률 가산하고 있는데 평가 방법이 정상적인지 의문이 든다는 것.

그는 "할증과세 제도 자체를 폐지하거나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부분을 개선해 어느 정도의 비율이 맞을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제도자체는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할증률을 조정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연 강원대 경영학부 교수는 할증과세 폐지보단 상속세 부담자체를 완화해야 된다는 입장을 취했다. 정 교수는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이론적으로 최대주주의 경영권에 대한 가치를 주식평가에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할증평가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 문제가 된다면 가업상속공제를 현실화하거나 상속세율을 인하하는 등 다른 수단을 통해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