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비진작 차원에서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인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를 또 연장한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세금인하 조치가 3차례(6개월 단위) 연장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개소세 인하 연장이 이루어진 이후 자동차 판매 증가세가 줄어들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약발'이 먹히지 않은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좀 더 과감한 수준으로 인하율을 조정해 소비심리를 깨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정부는 현상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

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승용차 개별소비세 개편방안'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승용차를 구매할 경우 5%가 아닌 3.5%의 개소세율로 세금을 내면 되는데 이 세제혜택이 연말까지 연장적용된다.

'경기조절, 가격안정, 수급조정에 필요한 경우 법률에서 정한 세율의 30% 범위 내에서 조정 가능하다(탄력세율)'는 개소세법 시행령이 근거. 기재부는 "자동차 산업 현황과 전망 등을 감안한 조치"라고 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생산 추이는 2015년 456만대에서 2016년 423만대, 2017년 411만대, 지난해 400만대까지 떨어졌다. 상장 자동차 부품회사(90개) 중 적자기업수도 2015년 9개에서 지난해 20개로 크게 늘었다.

이륜차와 배기량 1000cc가 넘는 승용차, 2000cc가 넘는 캠핑용자동차, 전기승용차에만 개소세가 붙기 때문에 이들 차량이 세제혜택 대상이다.

가령, 출고가격이 2000만원인 차량을 구매했다면 기본세율(5%)로는 143만원의 개소세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탄력세율(3.5%)이 적용되면서 납부세액은 100만원(43만원↓)으로 줄어든다. 출고가격이 2500만원일 땐 세금 인하 폭(179→125만원)은 54만원이 된다.

정부는 6개월 간 약 1000억원의 세수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개소세 인하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개소세 인하 정책이 시행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진 국산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 늘었다. 같은 해 1~6월까진 감소세를 보였었다. 다시 올 6월까지 연장 수순을 밟았지만, 1~4월까지의 자동차 판매량(41만405대)은 전년에 비해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말 그대로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지난 4일 사전 브리핑 자리에서 "(연장)고민을 많이 했다"며 "시장에 주는 시그널 측면에서 일단은 6개월 연장해보고, 효과가 마이너스가 나거나 없다면 그때 가서는 종료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