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한푼도 없다며 수억원의 세금을 체납해놓고도 수입차를 타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거주하던 고액·상습체납자들이 덜미를 잡혔다.

30일 국세청 은닉재산 추적 전담조직 직원들이 고액체납자의 자택과 직장을 급습한 결과, 부엌 싱크대 수납함과 금고 등에서는 현금다발이 쏟아져 나왔다. 골드바도 다량 숨겨놨다.

◆…성형외과 의사 A씨의 병원 금고안에 들어있던 미화와 엔화. (사진 국세청 제공)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인 A씨는 현금영수증을 발행해주지 않아 부과받은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병원과 같은 건물에 법인을 만들어 소득을 분산하고 지인 명의의 주택에 거주하며 재산을 은닉했다.

이에 국세청에서 체납자의 실거주지와 생활실태 파악을 위해 주변 인물을 탐문하고 택배 배송내역 조회 등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A씨가 부촌지역인 지인 명의 고급주택에 거주하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서 체납처분을 회피하기 위해 병원과 동일건물에 위장법인을 만들어 매출을 분산한 혐의를 확인했다.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수차례 아파트 개문을 요청했지만 A씨가 이에 불응해 강제개문하고 병원도 동시에 수색에 착수했다. 실거주지 및 병원 금고에서 발견한 2억1000만원 상당의 미화(백달러권 1428장) 및 엔화(일만엔권 321장) 등을 압류하고 수색 이후 자진납부를 포함해 총 4억6000만원을 징수했다.

◆…B씨의 가족명의 대여금고에서 나온 골드바. 국세청에서는 이를 매각해 총 2억4000만원을 징수했다. (사진 국세청 제공)

B씨는 수억원의 양도소득세를 체납한 이후 추적이 어려운 현금 등 동산 형태로 재산을 은닉했다.

B씨와 배우자가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은행 창구, ATM기에서 양도대금을 현금으로 인출한 것을 확인하고 현금 인출에 배우자가 관여한 점에 착안해 가족 명의 대여금고 내역을 조회했다.

양도대금 수령 이후 배우자가 대여금고를 개설한 사실을 확인해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배우자의 대여금고를 수색한 결과, 금고 안에서 골드바 11개(1kg 4개, 0.5kg 1개, 0.1kg 6개)를 발견해 이를 매각해 체납액 총 2억4000만원을 징수했다.

◆…C씨가 고령의 어머니 명의로 대여한 금고. 이 금고를 수색한 결과, 수표와 현금, 골드바가 수억원 발견됐다. (사진 국세청 제공)

C씨는 양도세를 수억원 체납하면서 아들 명의의 주택에 거주하면서 고가의 수입차를 타고 다녔다. 84세 고령의 어머니 명의로 대여금고를 개설한 사실을 확인해 압수수색을 한 결과, 금고 안에 있던 수표(2억원), 현금(1억2000만원),골드바(1.7kg) 등 4억1000만원 상당의 재산을 압류했다.

◆…D씨는 이혼한 배우자에 집에 같이 거주하면서 갑자기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당황한 나머지 인형 밑에 현금을 숨겨놨다. (시진 국세청 제공)

D씨는 부동산을 양도하기 전에 배우자와 이혼하는 방법으로 체납을 회피했다.

양도대금 중 7억원을 39회에 걸쳐 현금으로 인출하고 재산분할 및 위자료 명목으로 3억6000만원을 배우자에게 이체했다.

국세청은 탐문 및 잠복 등을 통해 배우자 주소지에 체납자가 거주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실거주지를 수색했다. 갑작스러운 수색에 당황한 D씨는 장난감 인형 밑에 급히 현금을 숨겼다.

국세청은 숨겨놓은 현금 7100만원과 안방 옷장에서 황금열쇠 등 귀금속 4점을 발견했으며 체납자 면담을 통해 배우자 집에서 확보한 현금과 귀금속 모두 체납자 소유임을 밝혀 체납액 7400만원을 징수했다.

◆…부엌 싱크대에서 발견된 5억원의 현금다발. E씨는 집안 부엌 싱크대에 현금을 검은비닐봉지 넣어 보관해오다가 덜미를 잡혔다. (사진 국세청 제공)

E씨 역시 양도세 수억원을 체납한 뒤 12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은닉했다. 며느리 명의로 수입차를 이전하는 등 치밀하게 재산을 은닉한 것을 알고, 국세청 직원들이 1개월간 8회 이상 잠복하고 미행한 끝에 자녀 명의의 고급아파트에 거주한 것을 확인했다.

거주시를 수색한 결과, 주방 싱크대 수납함에서 발견한 검은 비닐봉지에 싸인 현금다발 등 총 5억원의 현금을 압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