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유통업계 상위 10개사 중 LG상사가 가장 낮은 매출규모를 보인데 비해 가장 많은 법인세(2018년 사업보고서 기준) 1482억원을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포스코인터내셔널 ▲이마트 ▲SK네트웍스 ▲롯데쇼핑 ▲GS리테일 ▲CJ대한통운 ▲BGF리테일 ▲롯데하이마트 ▲현대종합상사 ▲LG상사 등 매출액 상위 10개 유통업 등 법인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법인세 규모는 총 5117억원이었다.

특히 LG상사의 법인세 중 절반가량은 지난 2017년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세무조사 이후 발생한 대규모의 추징금(711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 2월 LG상사가 사업보고서 공시를 통해 납부했던 추징금 중 480억원을 돌려받게 됐다고 공시하면서 실제와 달리 세금 규모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액수의 법인세를 기록한 곳은 이마트였다. 이마트가 올해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법인세(1193억원)는 지난해 공시한 725억원보다 468억(164%)증가한 금액.

이마트는 지난해 소비양극화와 최저임금인상 등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지만 국내 소비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동반된 실적 향상이 법인세 인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해 귀속분부터 과세표준 3000억원 이상 구간의 법인세율이 3%p(법인세 최고세율 22%→25%) 상승한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규모 7위에 이름을 올린 BGF리테일이 법인세차감전순이익 2024억원, 법인세 483억원을 사업보고서에 반영했으며, 다음으로 롯데쇼핑(443억), 롯데하이마트(414억), 포스코인터내셔널(362억) 등의 순이었다.

GS그룹 산하의 유통 전문 계열사인 GS리테일의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1483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347억원의 법인세액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다만 LG상사를 포함한 매출 상위 10대 유통사들이 지난 3월말 납부 완료한 실제 법인세액은 각종 투자세액공제 등이 반영되어 사업보고서에 계상된 수치와 일정액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지난해 10대 유통사의 매출 규모는 총 89조933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무조사 파장에... 법인세 유효세율도↑

지난해 매출액 상위 10대 유통사 가운데 LG상사와 SK네트웍스의 소득 대비 법인세액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두 기업 모두 국세청 세무조사 이후 일정 규모의 추징액이 발생하면서 법인세 유효세율을 높인 모습이다.

LG상사의 유효세율은 189%로 유통사 평균 유효세율(42%)과 비교해 147%p 가량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SK네트웍스 역시 유효세율 66%를 기록했는데, 회계 상 수치로만 봤을 때 순이익의 절반이상을 세금으로 납부한 셈.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상반기 중부지방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세무조사 이후 일정 규모의 추징액이 발생하면서 유효세율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효세율은 기업 재무제표에 반영된 법인세비용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으로 나눈 비율.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어느 정도의 세부담을 지게 될지 대략 가늠이 가능하다.

롯데 계열사 편입 후 6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가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1269억원, 법인세 414억원을 공시해 32.65%의 유효세율을 기록했다.

편의점 업계 쌍두마차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경우 각각 23.86%와 23.43%의 유효세율을 기록, 과세소득을 낮추는 세제감면 등의 혜택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법인세 1천억원 이상을 공시한 이마트의 법인세 유효세율(법인세비용 /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지난 2017년 10%에서 2018년 24%로 14%p 가량 상승했다.

조세일보가 계산한 유효세율은 각 법인이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이며, 연결재무제표가 아닌 단일재무제표를 기반으로 수치를 계산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