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기업들이 외국 정부에 세금을 냈으면, 국내에선 이를 세액공제(외국납부세액공제) 해주고 있다. 하지만 국세가 아닌 법인지방소득세(법인세의 과세표준에 지방세법에서 정하는 세율 등을 적용해 산출한 세액)에 대해선 감면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국세-지방세 '차별 공제'가 자칫 우리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성태 삼정회계법인 전무이사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주최로 개최된 '기업경쟁력강화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전무이사는 현행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두고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 싸우도록 하려면 총칼을 줘야 한다"고 비유했다. 국내 기업들에게 불리한 정책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법인세의 10%를 부가세로 과세하던 방식에서 2014년부터 독립세 방식으로 전환된 법인지방소득세를 예로 들었다.

그는 "기업들이 해외에 가서 경쟁하면 다른 국가들의 제도보다 더 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법인지방소득세가 독립세로 전환되면서 세액감면을 못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기업이)가 뭘 잘못 했느냐'는 하소연도 들린다고 한다.

이 전무이사는 "법인소득세를 독립세화 한 것은 인정하지만 차별 공제는 없어야 한다"며 "법인지방소득세가 세수확보 차원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 국세에 대해 공제를 해주듯 지방세도 해줘야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성장동력, 원천기술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와 관련해선 기업들의 애로를 털어놓았다.

이 전무이사는 국내 대형 기업들의 의뢰를 받아 이 기업들이 개발한 신성장·원천기술을 정부로부터 승인받는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중도 포기했다고 소개했다. 이 전무이사는 "공제금액은 어마어마한데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기술을 외부에 유출해야 하는 것이 걸림돌이 되면서 기업들이 스스로 포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심사 과정에서 유출 위험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세금감면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현실에서 벌어진 실제 상황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깊게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며 "기업들의 애로를 마음으로 느낀 제도들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월결손금 공제 기한을 늘려야 한다는데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무이사는 "회사가 어려울 때 결손이 난 부분에 대한 이월결손공제 기한을 10년, 20년으로 늘리자는 얘기가 나오는데 궁극적인 건 결손금을 그냥 인정해 줘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의 경영의욕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과 같은 제도를 적용하는 미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최소 20년에서 무제한까지 장기간의 공제기간을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