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을 사칭한 피싱 메일 내용.

"귀하는 피고인 자격으로 심문을 위해 4월2일 12시까지 국세청으로 출두해야 합니다.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여권이나 서류를 지참하십시오."

직장인 A씨는 최근 한 통의 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

'국세법 제177조에 따른 세법 위반을 했다'며 국세청으로부터 출두를 요구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불복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겁박도 함께였다.

그런데 어떤 부분이 위법한다든지 조사관 연락처 등 사건 정보에 대한 언급은 단 할 줄도 없었다. 첨부된 '국세 검사 문서' 클릭을 요구하기만 했다. 찜찜한 구석이 있어 포털을 검색해보니 유사 사례가 많았다. 소환장을 위장한 '피싱 메일'이었던 것이다.

경찰청, 헌법재판소에 이어 국세청 소환장을 위장한 악성코드 메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용자가 첨부된 파일을 열었다면 랜섬웨어가 설치돼 PC의 시스템을 잠그거나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든 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식이다. 주로 금융 추적이 어려운 비트코인이 요구된다고 한다.

국세청측은 "최근 국세청을 사칭한 이메일 등이 발견되고 있다"며 "이는 국세청에서 발송하지 않은 이메일이며, 수신된 메일의 첨부파일은 랜섬웨어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삭제를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국세청 사칭 메일은 '연말정산, 이것만은 주의하세요', '미지급 세금 계산서(은행 계좌 폐쇄 경고)' 등 다양한 형태로 위장해 유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