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동이 임박한 A세무서 김국세 팀장(사무관)은 요즘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좋은 보직을 찾고자 이곳 저곳 뛰어다니다보니 자리를 비우는 일은 종종 생긴다. 직원들은 김 팀장의 사정이야 이해하지만 그를 신뢰할 수 있는 리더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누구도.  

국세청 관리자급 직원들 중 업무 환경, 조직 문화 등을 혁신할 의지가 낮은 성향을 가진 인물유형이 상당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들에게 높은 리더십을 보이고 있는 관리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청이 최근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심리과학연구센터)에 의뢰한 '리더십·소통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국세청·세무서 내 관리자급(3급 이상~7급) 1118명 중 435명(39%)이 '전형적유형'의 인물이었다.

10명 중 4명꼴로, 다른 군집(도전형 30%, 의욕저조형 17%, 자아도취형 14%)에 비해 가장 많았다. 이러한 인물유형은 업무향상을 위한 노력, 도전적 업무 성향이 조금 낮다고 평가되고 있다. 보고서는 "가장 많은 비율의 관리자들이 포함되어 있어 국세청 리더십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형적유형은 다른 군집에 비해 30~40대, 10년 이하의 짧은 경력 비율이 높았다.

실제 30대 관리자들 중에서 전형적유형 인물은 절반을 차지했으며, 40대에서도 전체의 40.7%에 달했다.

직급별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굳이 꼽자면 5급(42%)에서 전형적유형이 가장 많았다.

전형적유형에선 근무기간이 길어질수록 해당되는 비율은 줄었다. '10년 이하'의 경력을 가진 집단에서 이 유형의 비율은 56%였으며, 이어 '20년 이하(43%)', '30년 이하(39%)', '40년 이하(37%)' 순이었다.

대부분 지역에서 전형적유형이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가장 많은 지역으로는 충청(46%)이 꼽혔다. 서울·경기 지역(37%)은 전국 단위에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으나, 해당 지역에 한해서는 이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직책별로는 과장급(42.7%) 인물들이 다른 직책(팀장 38.4%, 서장 이상 20.7%)에 비해 많았다.  
 

직원(6~9급) 3124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선 전체의 18%(569명) 가량이 전형적유형 인물로 구분됐다.

이 군집에선 남성(59.6%)이 여성(40.4%)에 비해 많았다.

직급별로는 8급 직원 22%가 이 군집에 속했으며, 이어 7급(21%), 6급(17%), 9급(10%) 순이었다. '20년 이하(39%)' 근무기간 경력을 가진 집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지방청(19.5%)과 세무서(17.5%) 간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지방청별로 보면, 부산청(20%)의 경우 전형적유형이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미래를 위해서 장기적인 리더십과 소통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리더십을 보인 다른 관리자들의 인식과 대처들을 롤모델 삼을 수 있게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달의 우수사원을 선정하는 등 정책 개선책을 예로 들었다.

또 "조직 내 웹진을 통해 중요한 변화를 공유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성과가 낮은 직원과의 유대적 관계를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