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을 이어갈 재정정책 개혁의 로드맵 수립"하겠다고 밝혔던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재정특위)의 조세개혁 종합안에 대해 빈약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세개혁 과제로 거론된 내용들이 그저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추상적인 원칙만 제시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이하 내만복)'는 26일 논평을 통해 "재정특위가 시작은 거창했으나 용두사미로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내만복은 재정특위가 이날 발표한 재정개혁보고서에 대해 "어떤 로드맵도 없이, 몇 가지 추상적인 방향만 제시한 채 역할 종료를 선언했다"며 "애초 계획했던 공개 토론회도 열지 못하고 간단한 보고서 하나를 제시하는 허탈한 해산이다"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담긴 조세개혁 내용도 문제 삼았다. 전체 조세개혁을 위한 종합 대책이 아닌 부동산세, 상속·증여세, 소득세 등 일부 세목만 다루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보고서에서 제시한 세부 항목 내용마저 빈약하다는 목소리다.

종합부동산세를 예로 들었다. 내만복은 "종합합산과세 대상(나대지 등 이용하지 않는 토지)에 대한 세율은 참여정부 수준(최고 4%, 현재 3%)으로 올려야 했다"고 지적했다.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방향은 2021년까지 진행되는 수준을 인정하고, 2020년 이후부터 '지속 확대'라는 일반적 방향만 제시했다는 것이다.

세수 결손이 큰 세목인 소득세 분야에서 공제제도를 어떻게 손질할지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하지 못했다. 내만복은 "고소득층 공제정비라는 일반적 문구만 제시하면서 사실상 공제 제도 정비를 다루지 않았다"며 "이제는 복지가 확대됨에 따라 단계적으로 줄여가야 복지국가 조세체계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대기업에 제공되는 투자관련 세액공제 감면과 관련해선 법인세 영역에서 늘 제기되는 문제라고 언급하며 "재정특위가 이 과제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내만복은 "문재인 정부가 재정 정책에서 어떠한 의지도 전략도 없다는 걸 다시 확인한다"며 "포용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이에 부응하는 중장기 조세개혁 로드맵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