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위기의 개인납세과, '무작정 쪼개기'가 답은 아니다?	2019.02.13
최근 국세청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개편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선 세무서 개인납세과를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로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91.4%로 압도적이었다. 가뜩이나 1년 내내 세금 신고 업무에 시달리는데, 올해부터 지급 횟수가 늘어나는 장려금, 종교인소득 과세, 소규모 주택임대소득 과세 등으로 개인납세과 업무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업무의 양을 줄이지 못하는 현실에서 개인이 맡는 업무의 종류라도 줄여 효율성을 높여 보자는 일선 직원들의 심정이 설문조사 결과에 고스란히 담겼다. "원스톱 서비스 제공보다 직원 전문성 제고가 우선" 분리를 찬성하는 이유로는 직원들의 피로도 경감이 73.6%로 가장 많았다. 또 업무종류 감소를 통한 효율성 및 직원 전문성 제고가 55.5%를 차지했다. 설문에 참여한 대다수(89.5%)의 직원들은 개인납세과 분리로 인해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직원 전문성 제고가 우선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업무를 함께 익혀야 하다보니 해당 분야에 경험이 많지 않은 직원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선 직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과를 분리해 어느 한 업무에 직원들이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데, 이에 따른 원스톱 서비스의 약화는 업무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보완해야 된다는 의견이 50.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납세과 분리 후 최대 쟁점인 '장려금' 업무을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엔 소득세과에 '장려금전담팀'을 신설하자는 의견이 61.6%로 가장 많았다. 소득세과에서 단독으로 처리해야 된다는 의견이 2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가·소득세과에서 함께 처리해야 된다는 의견은 15.4%로 뒤를 이었다. 지방청별로는 부산청이 94.6%로 분리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구청 94.4%, 서울청 90.7%, 광주청 90.3%, 중부청 90.2%, 대전청 89.9% 순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장려금 업무비중 등 관서별 특성, 납세자 편의성 보완방안, 신규업무의 집행 가능성 등을 심도있게 검토해 구체적 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설문 조사 이후 국세청은 더욱 신중해진 분위기가 역력하다. 개인납세과를 분리할 경우, 실질적인 효과를 얻어낼 수 있느냐 여부를 면밀하게 따져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설문조사로 인해 일선 현장에 조직개편에 대한 기대감만 잔뜩 심어주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는 모습이다. 무조건 나누는게 상책?…"장려금 업무 자체를 고민해야" 실제로 일선 현장 곳곳에서는 설문조사 결과와 달리, 인력 증원이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납세과를 단순히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로 분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주장이 상당히 많다. 특히 과가 분리가 될 경우 소득세과로 장려금 업무가 쏠릴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서 발생하는 직원들 간 형평성 문제가 극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 일선 직원은 "과 간의 업무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선호부서와 비선호부서가 극명하게 갈라질 경우 발생하는 문제는 이미 수없이 경험해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납세과가 분리되면 소득세과가 비선호부서가 될 것이 뻔한데, 그렇다고 소득세과에만 혜택을 주다보면 다른 부서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다. 애초에 불균형을 최소화 해야 한다. 개인납세과 분리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장려금 업무 자체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도 "본청에서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부서가 나뉘면 한 쪽(소득세과)이 기피부서가 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분리에 찬성하는 직원들은 설문조사 결과처럼 직원 전문성 제고 등을 이유로 꼽고 있지만, 납세자 편의(원스톱 서비스)를 위해 탄생한 개인납세과가 직원의 역량 부족으로 분리되는 것은 국세청 스스로가 부끄러워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장려금 업무 기피현상의 근원인 악성을 포함한 폭주하는 민원업무를 해결하기 위해선 퇴직 세무공무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개인납세과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최대 요인은 장려금과 관련한 민원인데, 이 부분만 퇴직 세무공무원들을 임시로 고용해 맡기면 굳이 개인납세과를 소득세과와 부가가치세과로 분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선의 한 관리자급 직원은 "장려금 신청자가 아무리 늘어나고 신청 횟수가 늘어도 전산화가 어느 정도 되어 있어 큰 문제가 없다"며 "진짜 문제는 악성민원 등 민원업무인데, 지금도 민원전화 받느라 직원들이 시간을 다 보내고 있다. 앞으로 신청 횟수가 늘어나면 지옥이 따로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퇴직 세무공무원을 활용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소득세 신고시 한 세무서에서 퇴직공무원을 전화상담 전담요원으로 배치했는데 효과적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선배 세무공무원들이 그런 부분에선 신출내기 세무공무원들보다 능숙하기 때문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을 늘리는 것 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예산 문제도 큰 부담 없지 않겠느냐"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기의 개인납세과, '무작정 쪼개기'가 답은 아니다?

2019.02.13

최근 국세청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개편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선 세무서 개인납세과를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로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91.4%로 압도적이었다.

가뜩이나 1년 내내 세금 신고 업무에 시달리는데, 올해부터 지급 횟수가 늘어나는 장려금, 종교인소득 과세, 소규모 주택임대소득 과세 등으로 개인납세과 업무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업무의 양을 줄이지 못하는 현실에서 개인이 맡는 업무의 종류라도 줄여 효율성을 높여 보자는 일선 직원들의 심정이 설문조사 결과에 고스란히 담겼다.

"원스톱 서비스 제공보다 직원 전문성 제고가 우선"

분리를 찬성하는 이유로는 직원들의 피로도 경감이 73.6%로 가장 많았다. 또 업무종류 감소를 통한 효율성 및 직원 전문성 제고가 55.5%를 차지했다.

설문에 참여한 대다수(89.5%)의 직원들은 개인납세과 분리로 인해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직원 전문성 제고가 우선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업무를 함께 익혀야 하다보니 해당 분야에 경험이 많지 않은 직원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선 직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과를 분리해 어느 한 업무에 직원들이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데, 이에 따른 원스톱 서비스의 약화는 업무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보완해야 된다는 의견이 50.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납세과 분리 후 최대 쟁점인 '장려금' 업무을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엔 소득세과에 '장려금전담팀'을 신설하자는 의견이 61.6%로 가장 많았다.

소득세과에서 단독으로 처리해야 된다는 의견이 2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가·소득세과에서 함께 처리해야 된다는 의견은 15.4%로 뒤를 이었다. 지방청별로는 부산청이 94.6%로 분리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구청 94.4%, 서울청 90.7%, 광주청 90.3%, 중부청 90.2%, 대전청 89.9% 순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장려금 업무비중 등 관서별 특성, 납세자 편의성 보완방안, 신규업무의 집행 가능성 등을 심도있게 검토해 구체적 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설문 조사 이후 국세청은 더욱 신중해진 분위기가 역력하다. 개인납세과를 분리할 경우, 실질적인 효과를 얻어낼 수 있느냐 여부를 면밀하게 따져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설문조사로 인해 일선 현장에 조직개편에 대한 기대감만 잔뜩 심어주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는 모습이다.

무조건 나누는게 상책?…"장려금 업무 자체를 고민해야"

실제로 일선 현장 곳곳에서는 설문조사 결과와 달리, 인력 증원이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납세과를 단순히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로 분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주장이 상당히 많다.

특히 과가 분리가 될 경우 소득세과로 장려금 업무가 쏠릴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서 발생하는 직원들 간 형평성 문제가 극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 일선 직원은 "과 간의 업무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선호부서와 비선호부서가 극명하게 갈라질 경우 발생하는 문제는 이미 수없이 경험해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납세과가 분리되면 소득세과가 비선호부서가 될 것이 뻔한데, 그렇다고 소득세과에만 혜택을 주다보면 다른 부서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다. 애초에 불균형을 최소화 해야 한다. 개인납세과 분리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장려금 업무 자체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도 "본청에서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부서가 나뉘면 한 쪽(소득세과)이 기피부서가 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분리에 찬성하는 직원들은 설문조사 결과처럼 직원 전문성 제고 등을 이유로 꼽고 있지만, 납세자 편의(원스톱 서비스)를 위해 탄생한 개인납세과가 직원의 역량 부족으로 분리되는 것은 국세청 스스로가 부끄러워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장려금 업무 기피현상의 근원인 악성을 포함한 폭주하는 민원업무를 해결하기 위해선 퇴직 세무공무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개인납세과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최대 요인은 장려금과 관련한 민원인데, 이 부분만 퇴직 세무공무원들을 임시로 고용해 맡기면 굳이 개인납세과를 소득세과와 부가가치세과로 분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선의 한 관리자급 직원은 "장려금 신청자가 아무리 늘어나고 신청 횟수가 늘어도 전산화가 어느 정도 되어 있어 큰 문제가 없다"며 "진짜 문제는 악성민원 등 민원업무인데, 지금도 민원전화 받느라 직원들이 시간을 다 보내고 있다. 앞으로 신청 횟수가 늘어나면 지옥이 따로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퇴직 세무공무원을 활용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소득세 신고시 한 세무서에서 퇴직공무원을 전화상담 전담요원으로 배치했는데 효과적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선배 세무공무원들이 그런 부분에선 신출내기 세무공무원들보다 능숙하기 때문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을 늘리는 것 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예산 문제도 큰 부담 없지 않겠느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