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 국세청 심사2담당관

국세청(본청) 최초로 여성 과장이 탄생했다.

국세청은 24일 본청 심사2담당관에 이선주 보령세무서장을 임명(부임일 12월28일)했다. 국과장급을 막론하고 'Only 남성' 위주였던 틀을 깬, 신선한 충격이라는 평가. 

특히 이 과장은 1981년생으로 40세도 되지 않은 '주니어(Junior)'라는 점도 파격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행정고시 48회. 쟁쟁한 행시 선배들도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본청 과장에 발탁된 것은 말그대로 충격이라는 평가.   

이 과장은 본청 국제조세1계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15년 복수직 서기관으로 승진하며 차세대 국세청을 이끌 대표 여성 간부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2016년 말 논산세무서장으로 초임 세무서장 발령을 받은 후 지난해 말 보령세무서장으로 임명됐으며 국세청의 일반적인 인사루트인 초임세무서장→지방청(서울 또는 중부) 과장→본청 과장 중 지방청 과장 근무를 건너 뛰고 '본청 최초 여성 과장'이란 타이틀을 획득했다.

사실 지난 2012년 김해경 국세청 세정홍보과장(세무사)이 국세청 최초 여성 과장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김 과장의 경우 임용기간이 정해져 있는 '개방직위'에 임명된 민간인이란 점에서 이 과장 케이스와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행시 기수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이 과장이 2~3년 안에 부이사관 승진 등을 거쳐 국세청 최초 '순혈' 여성 본청 국장 등으로 올라설 가능성은 적지만, 그의 본청 과장 진출을 계기로 여성 인재들이 유리천장을 깨고 메인 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상징성은 분명하다는 평가.  

이 과장에 앞서 '금남의 벽'을 깬 것으로 주목받았던 인물은 이주연 현 청주세무서장(행시 49회)으로 지난 2016년 서울국세청 조사4국 팀장에 임명되면서 사상 최초 여성 조사팀장 타이틀을 얻었었다.  

지난 10월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 간부 중에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을 지적하며 "국세청을 남(男)세청이라고 불러야겠다"는 웃지 못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인사는 많은 실로 의미를 던지고 있다.

심사청구와 과세전적부심사 등 업무를 수행하는 국세청 심사2담당관을 맡게 된 이 과장은 "책임감이 막중하다. 어깨가 무거운 것 같다.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사를 통해 강상식 국세청 장려세제신청과장이 기획재정부 조세법령운용과장으로 파견을 가게 됐으며 변광욱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동대문세무서장으로 발령이 났다.

일각에선 조세법령운용과가 세무조사 녹음권 신설 등 국세청과 마찰을 빚어낸 세제개편 아이템을 담당했던 부서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대척점'에 서 있던 국세청 출신 강 과장이 중간에서 애매한 상황에 처하는 것 아닌지 걱정어린 시선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