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에너지·환경세법(이하 교통세)의 폐지시한이 또 뒤로 미루어졌다.

올해 말 일몰(폐지)이 예정되었지만, 사회간접자본시설(SOC) 확충에 투자할 돈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몰기한이 3년 더 늘어났다. 3년 뒤엔 개별소비세로 전환이 예정되어 있지만, 그간 폐지 시한이 잇따라 연장되어왔다는 점을 비추어볼 땐 미지수다.

국회는 지난 8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을 표결처리했다.

교통세는 SOC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목적으로 1994년 만들어졌다. '목적세'인 만큼 세수의 80%는 SOC 건설에 투입되고 나머지 15%는 환경 분야에, 5%는 지역발전 등 재원으로 쓰인다.

교통세는 당초 10년만 운영하고 없앨 계획이었다. 국가재정 운영의 경직성을 가중시킨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2003년과 2006년에 법의 유효기간이 각각 3년씩 연장됐다. 2006년에 에너지·환경 분야로의 재원을 추가로 배분하기 위해 현재의 명칭(교통·에너지·환경세법)으로 변경됐다.

이후 2010년 1월부터 폐지될 예정이었으나, 폐지 법률안이 2009년 말까지 국회에서 의결되지 못하면서 유효기간도 2012년 말까지 연장됐다. 일몰기한이 도래할 때마다 두 차례 더 연장 올해 말에 폐지될 운명에 놓였다.

도로, 철도 등 SOC 기반이 충분히 구축되면서 예전과 같은 규모의 많은 재원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적은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개선이나 국가균형 발전에 대한 투자요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우세해지면서 일몰 기한은 2021년 말까지로 연장된 것이다.

개정안에 따라 2022년 1월부터 교통세법은 개별소비세법으로 전환된다.

또한 면세유 부정유통 금지 등의 의무위반에 대한 과태료 규정은 교통세법(종전까지 조세범처벌법)으로 이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