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제 개편을 두고 종부세 인상을 통해 자산 불평등 완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여당과 부동산 안정 목적으로 조세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야당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막판 수정안을 도출할 수 있다.

하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정한 28개 예산부수법안의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기한인 30일이 임박해지면서, 결국 합의 없는 세법개정안이 본회의에 자동부의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선 종부세 개편이 과연 적절한 처방전인지를 두고 여야의 '찬반' 논쟁만 이어졌다. 

현재 기재위에는 다수의 종부세법 개정안이 제출되어 있다.

정부 9·13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담은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안은 종부세 과세구간(주택분)을 신설(3억원 이하, 3~6억원)하고, 보유한 주택에 따라 0.5~2.7%(3주택·조정지역 2주택 이상 중과세, 0.6~3.2%) 세율로 인상하는 게 주요 골자다.

반면 자유한국당 이종구 의원안은 주택분 기본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1주택자 9→12억원)으로, 공정가율은 법률(현재 시행령)로 정하면서 종부세 개편에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이종구 의원은 "양도세는 낮추지 않으면서 양도·보유세는 높이고 있다. 재산세와 종부세를 같이 봐야 한다"며 "종부세 폐지가 원칙이지만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보유세를 강화하려면 양도세나 재산세를 낮추는 조정이 있어야 하는데, 부동산 투기 억제대책으로 세제를 활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고 지적했으며, 나경원 의원도 "종부세를 징벌적으로 이용하는 게 우려된다. 근거가 자산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라고 하는데, 종부세를 인상한다고 자산불평등이 해소되겠느냐"고 말했다.

한국당 기재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세제가 과연 부동산 대책의 수단으로 유효한가는 논란"이라며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책임을 종부세로 탈피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유승엽 의원은 "부동산 폭등문제 종부세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는 될 수 없다"며 "1세대1주택은 종부세 배제하고 실거주자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세금을 올려 다주택 보유자나 투기세력의 주택처분을 유도해 집값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우리나라의 보유세는 OECD에 비해 높지 않다"며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고 불평등을 정부 정책으로 완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과세표준 50억원 초과하는 분들은 1채도 안 된다. 전형적인 투기 세력"이라며 "과감하게 구간 축소해서 세율을 높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김정우 의원안에 담긴 과세표준 94억원 초과 구간에 대한 실효성을 지적하며 했던 발언이었다.

정부 측도 '종부세를 포함한 금융규제, 주택공급 확대가 부동산대책에 담겨져 있는 만큼 이런 부분들이 함께 작용해서 가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여야 이견이 확인된 상황에서, 문 의장은 정부제출 17건·의원발의 11건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했다. 이를 상임위에 통보하며 "30일까지 지정된 부수법안을 여야 합의로 꼭 처리해 달라"는 당부도 했다. 정부제출 법안에는 종합부동산세율 강화, 근로·자녀장려금 지원 확대 등이 포함됐다. 

현재로서는 여야가 합의까지 이르기에는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 많다.

만일 30일까지 여야가 합의한 수정동의안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문 의장이 지정한 예산부수법안이 다음달 2일 본회의에 자동으로 올라간다. 

법안의 가부결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국회에서 '캐스팅보드' 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평화당이 종부세 인상에 곱지 않는 시선이 있다는 점은 정부·여당으로서 반갑지 않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