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 재산에 대한 증여세 납부 의무자가 명의자에서 실제 소유자(수탁자)로 바뀐다.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이날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 같은 내용 등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는데 잠정합의했다.

세법심의 과정에서 '명의자 대부분이 종업원 등인 점을 고려해 실제 소유자에게 세금을 내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종업원이 사장의 부탁을 받으면 어쩔 수 없이 하는데, 들통나면 종업원에게 세금이 부과된다"며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했는데, 납세의무자를 실질소유자로 매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현재는 명의신탁 증여의제에 따라 신탁 재산의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 명의자가 재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한다.

그간 명의를 빌려줬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재산을 소유하지 않았는데도 증여세를 부담하는 것이 가혹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주식의 명의신탁과 관련해 상속·증여세, 양도소득세 등의 세부담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부분도 명의신탁 규제할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었다.

최근 기재위 전문위원실은 세법개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은 수증자에게 과세소득 내지 담세력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납세의무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실질과세 원칙에 위배된다는 견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런 경제적 이익이 없는 명의수탁자에 대해 납부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개정안에 따라 내년 이후 증여한 것으로 의제되는 재산에 대해서는 실제 소유자에게 증여세를 부과된다.

또 공익법인이 출연(기부) 받은 재산 등을 특수관계자가 사용·수익하는 경우 증여세가 과세되는 범위는 '출연 받은 재산을 원본으로 취득한 재산, 출연 받은 재산의 매각대금' 등으로 명확해진다. 

저당권 등이 설정된 재산 평가 시 평가대상 재산에 '위탁자의 채무이행을 담보할 목적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신탁계약을 체결한 재산'도 추가된다. 담보신탁이 설정된 재산에 대해서도 피담보채권액을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 마련된 것이다.

공익법인 전용계좌 미신고 법인 중 소규모공익법인에 대해 계좌 신고기간이 부여된다. 2016·2017·2018년 1월에 속하는 과세기간에 출연 받은 재산가액의 합계액이 5억원 미만인 공익법인으로 개설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내년 6월 30일까지 전용 계좌 개설을 신고할 수 있다.

현재는 최초 공익법인에 해당하게 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전용계좌를 개설, 해당 공익법인의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