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2000만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임대주택사업 등록을 하면 세 혜택을 주겠다는 방침을 철회할 뜻을 밝히자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의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제출한 '임대주택 등록 여부에 따른 필요경비·공제금액 차등 적용'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야당 의원들이 정책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주택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 비과세지만, 만약 과세할 경우 임대주택사업 등록자와 미등록자에 대한 필요경비율이 60%로 같으며 기본공제 금액도 사업등록자나, 미등록자나 400만원으로 똑같다.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은 필요경비율을 등록사업자의 경우 70%, 미등록자의 경우 60%로 차등화하며 기본공제 금액 역시 등록사업자의 경우 400만원, 미등록사업자의 경우 200만원으로 차등화했다.

하지만 임대주택 등록에 대한 세금 혜택이 과도하다는 비판여론이 일자 정부 스스로 제출한 개정안을 재검토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조세소위 소속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논의과정에서 전략을 바꾸는 것은 못된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정부안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하냐"며 따져 물었다.

권성동 한국당 의원 역시 "지난해 정부가 임대소득자들의 조세저항이 우려되어 (세금 부담을) 감경해주겠다고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라며 "정부 대책이 달라졌다고 해서 임대소득자에게 사과도 하지 않고 혜택이 과도하다고 한다면 정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 경제부총리가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집 한채를 갖고 임대주택을 등록해서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 이제 곧 시행 첫 해다. 조세형평성을 따지려면 소득있는 곳에 과세하면 깔끔하다"며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약속을 한 것인데, 최소한 정부는 약속을 지켜줘야 한다. 정부가 조세소위에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는 태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혜택이 과도했다면 지금이라도 고쳐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정부가 안을 낸 것은 지난해 발표에 기반해서 발표했겠지만 이후 정부정책의 큰 변화가 있었고, 많은 국회의원들이 문제제기를 했다"며 "정부가 뒤늦게나마 수긍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지, 탓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고칠 수 있는 방안을 토론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라고 정부 편을 들었다.

이에 김 의원이 "논의과정에서 이런 식으로 전략수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섰고, 같은 여당인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정책이 바뀐다면 정부가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물러섰다.

하지만 윤 의원은 "기재부가 조금 더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책수정을 해주길 촉구한다. 과도한 세제혜택이 우려를 불러온다면 조정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조세소위는 주택임대소득 비과세 요건을 부부합산 1주택에서 1세대 1주택으로 강화하는 안과 주택임대사업자 미등록가산세 신설 등 임대소득 과세와 관련한 모든 내용을 추후 재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