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흉년' 아니면 '풍년'…세수추계 논란 끊어낼 수 있을까	2018.11.05
올해도 '세수 대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부정확한 세수추계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말 그대로 '추계'라는 측면에서 고도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지만, 틀려도 너무 크게 틀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일단 올해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히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세수추계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다추계로 인한 세수결손이 빚어진 2013년(-8조5000억원)과 2014년(-10조9000억원)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정부는 사실상 2015년 이후 보수적인 세수추계를 해 왔다. 하지만 이는 2016년과 2017년 각각 9조8000억원, 14조3000억원 등 더 큰 오차율 결과로 이어졌다. 이 기간 동안 경제성장률이 2~3% 안팎을 오고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상적인 학설(경제성장률 1% 가감시 세수 2조원 가감)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결과였다. 학설은 그렇다치더라도 정부의 세수추계 방법론에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올해의 경우 세입예산 대비 최대 30조원에 육박하는 초과세수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정관리 효율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세수추계 오류의 본질적 문제도 문제지만 경기침체로 여기 저기 비명소리가 들리는 와중에 정부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 세입예산의 경우 보수적 관점에서 벗어나 추계했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의 불씨는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모습이다. 연례행사 '엉터리 세수추계' 불과 몇 년전, 세수 '잭팟'이 터지는 모습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지난 2012년 정부는 세수를 많이 걷어 복지재원으로 쓸 것을 약속했지만, 당시 세수실적은 203조원에 그치며 정부의 계획보다 2조7000억원 가량이 덜 걷히며 체면을 구겼다. 부랴 부랴 추경으로 구멍 난 세수를 메우고 넘어갔지만 문제는 더 커졌다. 2013년 8조5000억원, 2014년은 10조9000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경제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예측한 결과였다. 정부는 세수추계 오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인식, 이를 막고자 만들어진 게 '세수추계 T/F팀'이다. 2014년 3월부터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국세청, 관세청 등 관계기관과 조세재정연구원 실무진이 투입됐으며 이들은 매월 세수 전망의 근거가 되는 모형을 재점검했다. 이는 '반짝 효과'를 냈다. 2015년 3년 동안 내리 이어져온 결손의 늪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세입목표(세입예산, 215조7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이 더 걷힌 것이다. 더 걷힌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만큼 정부의 세수추계가 정교하게 이루어졌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세수추계 오류 문제가 불거졌다. 2016년 주택경기 감소,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세입여건은 전년(2015년)보다 더 좋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당초 목표보다 더 걷힐 것으로 예상하고 편성한 추경보다 약 10조원(9조8000억원)이 더 늘었고, 지난해의 경우에도 추경에 비해 14조3000억원이 더 걷혔다. 이는 2015년 이후 정부가 경기적인 요인 외 세입예산의 편성 기조를 보수적 관점으로 전환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8월 발표한 '2017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를 통해 "낙관적인 국세수입 전망은 세수결손을 초래해 국가재정의 건전성 악화, 재정지출의 자율성 제약 등 여러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으나, 보수적인 국세수입 전망 역시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등의 문제를 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월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도 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당시 김 부총리는 "재정지출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세수여건으로 인해 내년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의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기획재정부) 세수추계 오차 줄인다는데… 그동안 정부의 세수추계가 근사치라도 들어맞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전체 세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득·법인·부가가치세 등 세목이 경기변수에 좌우되는 측면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세수입이 목표치보다 20조원 내외 수준에서 더 걷힐 것으로 전망했는데, 일각에선 초과세수가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다른 관측도 내놓고 있다. 예산정책처가 분석한 결과로는 올해 국세수입은 예산대비 21조8000억원이 초과된 289조9000억원이었다. 전통적인 학설을 놓고 보면 20조원의 초과세수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전년대비 10% 경제성장을 기록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못한 형편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세수추계 오류 문제와 관련해 "내년도 세수 예측은 현실적이고 초과세수나 세입결손이 나지 않은 방향으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년 세입예산 계산을 하며 세수추계 T/F팀의 세수 모형 값 적용을 달리 했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세수가 적게 나오는 경향으로 적용했는데, 그 방향을 버리고 경기변수에 대한 예측치의 평균을 내는 식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의존해온 추계방식에서 업종별 경제지표를 넣는 등 방법으로 오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목표한 내년 세입예산액은 299조3000억원. 올해 예산(268조1000억원)보다 11.6% 늘어난 규모다. 이러한 세수전망은 470조원이라는 '슈퍼예산(2019년)' 편성에 근거가 되기도 했다. 올해 세수 전망치(약 290조원대)로 보면 약 10조원 내외를 더 거두어야 하는데, 그간 국세수입 추이를 고려했을 때 목표달성엔 일단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다만 예정처의 세수 전망치(내년 세입, 302조6000억원)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은 향후 논란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흉년' 아니면 '풍년'…세수추계 논란 끊어낼 수 있을까

2018.11.05

올해도 '세수 대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부정확한 세수추계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말 그대로 '추계'라는 측면에서 고도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지만, 틀려도 너무 크게 틀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일단 올해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히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세수추계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다추계로 인한 세수결손이 빚어진 2013년(-8조5000억원)과 2014년(-10조9000억원)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정부는 사실상 2015년 이후 보수적인 세수추계를 해 왔다. 하지만 이는 2016년과 2017년 각각 9조8000억원, 14조3000억원 등 더 큰 오차율 결과로 이어졌다.

이 기간 동안 경제성장률이 2~3% 안팎을 오고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상적인 학설(경제성장률 1% 가감시 세수 2조원 가감)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결과였다. 학설은 그렇다치더라도 정부의 세수추계 방법론에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올해의 경우 세입예산 대비 최대 30조원에 육박하는 초과세수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정관리 효율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세수추계 오류의 본질적 문제도 문제지만 경기침체로 여기 저기 비명소리가 들리는 와중에 정부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 세입예산의 경우 보수적 관점에서 벗어나 추계했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의 불씨는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모습이다.

연례행사 '엉터리 세수추계'

불과 몇 년전, 세수 '잭팟'이 터지는 모습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지난 2012년 정부는 세수를 많이 걷어 복지재원으로 쓸 것을 약속했지만, 당시 세수실적은 203조원에 그치며 정부의 계획보다 2조7000억원 가량이 덜 걷히며 체면을 구겼다. 부랴 부랴 추경으로 구멍 난 세수를 메우고 넘어갔지만 문제는 더 커졌다.

2013년 8조5000억원, 2014년은 10조9000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경제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예측한 결과였다.

정부는 세수추계 오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인식, 이를 막고자 만들어진 게 '세수추계 T/F팀'이다. 2014년 3월부터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국세청, 관세청 등 관계기관과 조세재정연구원 실무진이 투입됐으며 이들은 매월 세수 전망의 근거가 되는 모형을 재점검했다.

이는 '반짝 효과'를 냈다.

2015년 3년 동안 내리 이어져온 결손의 늪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세입목표(세입예산, 215조7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이 더 걷힌 것이다. 더 걷힌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만큼 정부의 세수추계가 정교하게 이루어졌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세수추계 오류 문제가 불거졌다.

2016년 주택경기 감소,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세입여건은 전년(2015년)보다 더 좋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당초 목표보다 더 걷힐 것으로 예상하고 편성한 추경보다 약 10조원(9조8000억원)이 더 늘었고, 지난해의 경우에도 추경에 비해 14조3000억원이 더 걷혔다.

이는 2015년 이후 정부가 경기적인 요인 외 세입예산의 편성 기조를 보수적 관점으로 전환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8월 발표한 '2017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를 통해 "낙관적인 국세수입 전망은 세수결손을 초래해 국가재정의 건전성 악화, 재정지출의 자율성 제약 등 여러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으나, 보수적인 국세수입 전망 역시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등의 문제를 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월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도 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당시 김 부총리는 "재정지출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세수여건으로 인해 내년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의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기획재정부)

세수추계 오차 줄인다는데…

그동안 정부의 세수추계가 근사치라도 들어맞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전체 세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득·법인·부가가치세 등 세목이 경기변수에 좌우되는 측면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세수입이 목표치보다 20조원 내외 수준에서 더 걷힐 것으로 전망했는데, 일각에선 초과세수가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다른 관측도 내놓고 있다. 예산정책처가 분석한 결과로는 올해 국세수입은 예산대비 21조8000억원이 초과된 289조9000억원이었다.

전통적인 학설을 놓고 보면 20조원의 초과세수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전년대비 10% 경제성장을 기록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못한 형편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세수추계 오류 문제와 관련해 "내년도 세수 예측은 현실적이고 초과세수나 세입결손이 나지 않은 방향으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년 세입예산 계산을 하며 세수추계 T/F팀의 세수 모형 값 적용을 달리 했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세수가 적게 나오는 경향으로 적용했는데, 그 방향을 버리고 경기변수에 대한 예측치의 평균을 내는 식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의존해온 추계방식에서 업종별 경제지표를 넣는 등 방법으로 오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목표한 내년 세입예산액은 299조3000억원.

올해 예산(268조1000억원)보다 11.6% 늘어난 규모다.

이러한 세수전망은 470조원이라는 '슈퍼예산(2019년)' 편성에 근거가 되기도 했다.

올해 세수 전망치(약 290조원대)로 보면 약 10조원 내외를 더 거두어야 하는데, 그간 국세수입 추이를 고려했을 때 목표달성엔 일단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다만 예정처의 세수 전망치(내년 세입, 302조6000억원)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은 향후 논란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