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의 세수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매월 기록되는 국세수입 실적이 작년과 비교해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세수목표를 채우기 위해 앞으로 4개월(9~12월)이 남은 상황에서, 세수진도율(연간 목표세수 대비 징수실적을 의미)은 80%(79.5%)에 달할 정도다.

이미 정부가 잡은 세수 예산상 목표치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초과세수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초과 세수 규모를 가늠하는데 있어선 여러 전망이 제시되고 있는 상태다.

경제는 전반적으로 침체라는데, 세수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되풀이되고 있는데, 그 원인을 누구도 명쾌하게 설명해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올해도 '세수풍년' 예약…숫자 논란은 남아 있다

정부의 올해 국세수입 목표액은 268조1000억원.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월~8월 국세수입은 213조2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대비 23조7000억원이 늘었다. 세수진도율도 79.5%로, 전년보다 4.0%포인트 올랐다.

'세수대박'이라 불렸던 지난해보다 세수 여건이 더 좋다는 의미다.

정부의 작년 국세수입 목표액은 당초 251조1000억원(추경안)이었으나, 실제로 걷힌 세금은 추경예산안 목표보다 14조3000억원이 많았다. 본예산(242조3000억원) 기준으로는 23조1000억원이 더 들어왔다.

앞으로 4개월 동안 더 걷히는 세금의 양을 가늠할 수 없으나, 수 십 조원의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단순하게 세금이 걷히는 속도, 양만을 따졌을 땐 목표액보다 30조원 이상 더 걷힌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분석한 최근 3년(2015~2017년)간 8월 평균 세수진도율은 70.7%로, 이를 근거로 한 올해 국세수입은 총 301조6000억원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국세수입액(269조1000억원)보다 33조5000억원이 더 많다.

작년 8월 진도율을 기준으로 향후 국세수입 전망했을 땐 298조6000억원으로, 이 역시도 목표치보다 30조원이 많은 규모다.

그러나 이 수치를 그대로 믿긴 어렵다.

경기변수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작년 세수 전망(올해)에 근거로 삼았던 성장률, 민간소비 등 경기여건이 올해 달라진 상황이다. 9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하며, 5년 6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9월 소매판매액지수도 전월보다 2.2%하락하며, 소비마저 큰 폭으로 추락한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변수를 감안해서 예측을 하지, 진도율로 세수 전망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올해 전체 초과세수 규모를 20조원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세입 실적이 최종적으로 29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소리다.

세수추계 문제는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논란거리였다.

추경호 의원은 지난 29일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올해 국세수입이 30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정부의 부정확한 세수추계를 문제 삼았다.

김동연 부총리는 "올해 국세수입이 (당초 전망보다) 20조원 조금 넘게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면서 때아닌 숫자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올해 국세수입이 300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내년 세입예산(299조3000억원)을 이보다 작게 잡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사실 내년 세수 전망치는 앞으로 국회에서 손질 수순을 밟는다. 9·13부동산 대책, 유류세 인하 등 세수 증감 효과가 반영되지 않아서다. 내년 세입예산보다 커질지, 쪼그라들지는 미지수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입법적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세입예산안은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