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교차세무조사' 시행 사례 중 서울지방국세청이 차지하는 비율이 4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차세무조사는 지역 연고 기업과 지역 세무공무원 사이의 유착을 막기 위해 관할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하는 제도인데, 이러한 세무조사가 특정 지방국세청에 집중적으로 배정되면서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교차세무조사 건수는 모두 158건이었다.

이 가운데 서울지방국세청이 74건으로 47%를 차지했고, 이어 중부지방국세청이 37건(23%)으로 2위에 올랐으며 대전지방국세청(8.9%), 부산지방국세청 13건(8.2%), 광주·대전지방국세청이 각 10건(6.3%) 순이었다. 

교차세무조사 제도의 취지에 따라 지방국세청별로 비슷한 비율로 나와야 하지만 서울국세청이 쏠린 모양새다. 특히 서울국세청 배정 교차조사건 중에서도 절반가량인 34건은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조사4국에 할당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세무조사에 따른 추징세액은 3조6642억원(전체)이었다. 이 중 92.6%에 달하는 3조3914억원은 서울국세청이 추징한 세액이다. 서울국세청의 조사 강도가 그만큼 센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박 의원은 "교차세무조사는 상호 불신을 전제로 하는 규정"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건수 및 추징세액을 보면 상호견제가 균형 있게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특별세무조사에 특화된 서울청 위주로 운영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표적 세무조사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교차세무조사의 구체적인 사유를 제도화하고 훈령에 명시된 관련규정을 법률 및 시행령으로 상향시켜 규범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제공 :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