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인사청탁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에 휩쓸렸던 안택순 조세심판원장(사진)이 '기사회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안 원장을 코너로 몰았던 언론보도의 단초를 제공했던 인물(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안 원장이 발송한 문자메시지의 '진의'가 밝혀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경협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안택순 원장이 (안 전 경제수석에게)문자를 보낸 것은 맞지만 문자 내용은 조직내 파행적 인사를 단행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견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었다"며 "당시 특정학교 인사특혜 의혹, 예산실 출신 특혜 의혹 등 파행 인사들이 공직사회에 상처를 남겼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런 형태의 인사가 두번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 인사청탁을 통해 특혜를 받거나 혜택을 누려온 사람들에게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당시(2015년 5월) 기재부 세제실 수석 국장 자리인 조세총괄정책관 인사는 그동안의 관례와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당시 세제실 국장이었던 안 원장이 상황을 수습하는 역할을 맡았고 이 과정에서 내부 분위기를 전달할 목적으로 평소 친분이 있던 안 전 경제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후 안 원장은 안 전 경제수석으로부터 회신을 받거나 전화통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결과 안 원장은 당시 직책(조세기획관)에 그대로 머물렀고 조세총괄정책관에는 행시 31회 출신 국장이 기용되고 행시 34회 출신 임재현 현 세제실 조세총괄정책관이 세제실 '넘버2' 국장 자리인 재산소비세정책관에 인선됐다.

이를 감안할 때 안 원장이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은 여러 측면에서 안 원장 스스로 자신이 좋은 자리를 가려는 목적의 청탁성으로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언론 보도 이후 일각에서는 '적폐'로 규정된 전 정권 핵심인사와의 연결고리가 드러났기 때문에 안 원장이 현 직위에서 물러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안 원장이 뒤집어쓰고 있던 인사청탁 누명이 벗겨지면서 그의 거취를 둘러싸고 흘러나왔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제실의 한 관계자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서 본인은 이득을 본 것도 없이 욕만 잔뜩 먹는 결과로 이어져 안타까웠는데 뒤늦게 나마 오해가 풀리게 되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문제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안 원장이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을 하며 '조직의 인사가 바르게 되어야 한다는 공익적 차원에서 제보한 것이고, 일종의 인사적폐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언급한 점, 김경협 의원이 안 전 경제수석에게 보내진 인사청탁 문자메시지에 언급된 인물들에 대한 조치(박성동 기재부 국고국장, 장호현 한국은행 감사,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 등)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결과와 과정을 떠나 연루됐던 인물들과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정권 차원의 내사 및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