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국세청이 세수조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관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고액 경정청구 등의 영향으로 대전국세청이 거둔 세금이 전년보다 더 줄었기 때문이다. 대전국세청은 기업들에게 부담을 주는 세무조사보단 자진납부 세수를 늘리게끔 세정지원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23일 대전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대전국세청이 거둬들인 세수는 12조515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439억원이 줄었다.

주요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수(누계 기준)는 3조9000억원으로 작년보다 5004억원이 늘어난 반면, 법인세수(2조2000억원)와 부가가치세수(1조8000억원)는 각각 7778억원, 2588억원이 감소했다.

대전국세청은 명목임금 상승, 인구유입에 따른 신고인원, 부동산 거래량 증가로 소득세는 증가했으나, 국제유가 상승과 전력·자동차 관련업종의 영업이익 감소, 고액 경정청구 등의 영향으로 전체 세수는 감소한 것으로 진단했다.

그렇다고 증세 성향이 짙은 조세정책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강도 높은 징수보단 자진세수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세정운영의 중점을 둔다는 게 대전국세청의 설명.

우선 납세자 신고 자료를 업종·유형별로 세분화해서 평균소득률 등을 신고할 때 필수적인 항목 위주의 도움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세무지식이 부족한 영세납세자도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현지 신고창구를 운영한다. 사업자들이 놓치기 쉬운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에 대해서도 적극홍보하기로 했다.

세무부담은 줄여준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은 세무조사 선정대상에서 제외(또는 유예)시키거나, 신고내용 확인도 면제시켜준다. 또 체납액 납부의무 소멸제도를 집행해서 영세사업자의 사업 재기를 지원하는 세정지원책도 펼친다. 여기에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대해선 세무조사 선정대상에서 제외시켜준다. 

세무조사는 납세자 권익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기로 했다.

권리보호 요청제도를 활성화해 조사권 남용으로 인한 납세자 권리침해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또 납세자보호담당관의 세무조사 실시간 모니터링, 세무조사 입회 등의 권한을 통해 납세자권익 보호에도 힘쓴다. 납세자가 세무조사 과정을 홈택스로 상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탈세에 대해선 엄정하게 처단한다. 경영권 편법 승계, 사주일가 기업자금 불법유출, 공익법인을 통한 회사 지배권 남용 등 세법상 의무이행 검증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현금결제 유도, 소비자 상대 무자료 거래 등 고의적 탈세행위에 대한 검증 기능도 강화한다.

또 세종시 등 투기과열지역 등의 현장정보 수집을 강화하면서, 다운계약 등의 탈세혐의가 포착됐을 땐 신속하게 세무검증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