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는 현행 맥주 세금부과체계를 종량세로 변경해야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취지는 이해하지만 생맥주 가격인상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내맥주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종가세인 과세제도를 종량세로 바꾸자는 제안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지는 이해하지만 서민들이 즐기는 '생맥주'의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맥주 과세체계는 종가세를 적용한다. 종가세에 따라 국내맥주는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 이윤을 과세표준으로 해 과세를 하지만 수입맥주는 수입신고가와 관세를 과세표준으로 해 세금부담이 낮아 국내맥주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부총리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맥주에 종량세를 도입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했고 필요성도 공감하지만 생맥주는 반대현상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종량세를 했을 때 국산맥주가 세금이 떨어져도 생맥주는 세금이 올라가는 구조라 고민이 많았다"며 "내부적으로 종량세로 바꾸자는 주장도 강했지만 생맥주가 서민들에게 주는 의미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으로 봐서 일단 (현재 과세체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편의점을 가 봤느냐. 수입맥주가 50% 이상이다. 수입맥주의 점유율이 상승하며 일자리가 감소되지 않느냐"라며 "국산맥주업계가 (세부담이 크다보니) 국산 맥주의 질을 개선하기보다는 맥주를 수입해서 적자를 보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국가가 종가세가 아닌 종량세로 주세를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장에게 "종량세로 전환하게 되면 수제맥주업계는 어떻게 바뀌느냐"라고 물었다.

임 회장은 "시중에 판매되는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고, 수제맥주업계도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며 "4만5000명을 추가로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심 의원은 "수제맥주의 77%가 청년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구조적으로 (국내맥주에) 불합리한 부분이기 때문에 종량세로 변경하는 것이 청년들의 창업이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오비맥주의 자본을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오비맥주는 민족자본이 아니라 브라질 자본이 100%인 회사"라며 "소비자들은 오비맥주를 애호해서 카스를 마시는 외국자본에 배당금을 많이 주니 환장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주세체계를 어떻게 바꾸던 오비맥주가 국산맥주를 70% 장악하고 있고 수입맥주는 20% 장악하고 있다"며 "70%의 이익이 100% 외국자본에 간다는 모순이 있다. 이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부총리는 "수제맥주는 과세표준을 경감해 산업을 진흥시키고 있다"며 "오비맥주는 우연히 알았지만 브라질 자본이고 세계맥주 점유율이 거의 1위로 알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맥주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다만 종량세로 하면 생맥주의 주세가 리터당 60%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것이 다 고려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종량세 전환을 검토했다"며 "전체 주류에 대한 종량세 문제를 전면 검토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번 조세소위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