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택순 조세심판원장이 기획재정부 국장(조세기획관) 근무 시절이었던 지난 2015년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기재부 국장급 인사 문제와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KBS는 지난 17일 안 원장이 2015년 5월21일 안 전 수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안 원장을 비롯해 다수의 기재부 인물들에 대한 인사청탁성 메시지가 안 전 수석에게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안 원장이 안 전 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당시 기재부는 국장급 전보인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었다. 당시 세제실 수석 국장 자리인 조세총괄정책관이었던 최영록 전 기재부 세제실장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수석전문위원으로 발령나면서 연쇄적인 국장급 자리 이동이 불가피했던 것.

기재부 안팎에서는 당시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으로 일하고 있던 임재현 현 기재부 세제실 조세총괄정책관이 선배 기수로 각각 재산소비세정책관, 조세기획관, 재산소비세정책관 등으로 근무하고 있던 안 원장(행시 32회) 등을 제치고 조세총괄정책관에 임명될 것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었다.

전통적으로 '기수'를 중시하는 기재부 인사 특성을 감안할 때 행시 2기수 후배인 임 정책관이 수석 국장 자리에 인선된다는 것은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파격인사'이며 급진적인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안 원장은 안 전 수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재정전략회의 때 수석님의 탁월한 리더십에 깊이 감복하였습니다'라며 '기재부 세제실 국장인사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수석님께 매달리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번만 도와주십시오.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시간 가능하실 때 전화 한 번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라고 했다.

이후 2015년 5월29일 조세총괄정책관에는 다른 인물이 임명됐고 임재현 국장은 재산소비세정책관 자리에 인선됐다. 안 원장의 경우 이런 저런 이유로 인사에서 배제됐다가 이듬해인 2016년 7월11일 조세총괄정책관으로 임명됐다.

안 원장은 "조직의 인사가 바르게 되어야 한다는 공익적 차원에서 제보한 것이고, 일종의 인사 적폐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KBS는 보도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고교 선배인 박성동 현 기재부 국고국장)에 대한 인사 문제를 안 전 수석에게 청탁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고 안 전 수석의 지인인 모 대학교수는 장호현 현 한국은행 감사,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조용만 현 한국조폐공사 사장의 인사 문제를 청탁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