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정부가 운영 중인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ICL)의 장기미상환액이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를 환수하기 위해 국세 환급액까지 압류해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ICL 장기미상환자의 미상환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94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금액을 갱신했다. 장기미상환자는 1만2000명에 이른다.

ICL 제도는 지난 2010년 도입된 것으로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학자금을 대출받은 뒤 취업하고 나면 근로소득에서 일정금액을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는 제도다. 종합소득자의 경우 소득을 신고하면 상환 대출금을 고지받아 납부하며 대출금 환수 업무는 국세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졸업 후 3년이 경과할 때까지 상환내역이 없거나, 상환이 개시된 후 3년까지 상환액이 대출원리금의 5% 미만이면 ICL 장기미상환자로 분류된다.

지난 2013년 장기미상환자는 334명이었으며 금액은 12억원이었다가 2014년에는 3354명·147억원으로 급증했다. 2015년에는 5123명·340억원이 미상환됐으며 2016년에는 5557명·382억원이 미상환됐다가 2017년에는 체납규모가 폭증해 1만2012명이 944억원을 상환하지 못했다.

학자금대출 상환을 담당하는 국세청은 ICL 체납자 대부분의 형편이 어려워 체납액 징수가 쉽지 않자 지난 2016년 연말정산을 통해 국세를 환급받는 822명의 명단을 확보해 334명에게서 1억4400만원을 압류 징수했다. 1인당 43만1137원을 징수한 셈이다.

김 의원은 "학자금 대출의 재원은 재단의 채권발행이나 정부 출연금 등인데, 국세 환급분을 압류하면서까지 징수하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상환 의무가 발생하는 기간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