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서 운영하는 각종 탈세포상금 지급규정이 까다로워 예산을 확보하고도 포상금 지급을 못하는 반면 현금영수증 관련 포상금은 예산이 부족하는 등 포상금 제도 운영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일부 포상금 제도는 탈세포상금 수요를 예측하지 못해 예산을 초과해 포상금을 지급하는 반면, 일부 제도는 지급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탓에 집행실적이 시행 이후 단 1건인 제도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현재 운영 중인 포상금 제도는 탈세제보 포상금(한도 40억원), 차명계좌 신고포상금(건당 100만원 포상), 은닉재산 신고포상금(한도 20억원), 현금영수증 등 발급거부 신고포상금(건당 50만원 한도), 현금영수증 등 미발급 신고포상금(건당 50만원 한도), 명의위장사업자 신고포상금(건당 100만원 포상),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한도 20억원) 등이다.

차명계좌 신고포상금의 경우 지난해 예산은 12억2100만원이 책정됐지만 실제 지급은 19억8500만원으로 7억6400만원이 초과됐으며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의 예산은 7억7400만원인데 반해 지급액은 13억6500만원으로 5억9100만원이나 예산을 초과해 지출했다.

더구나 은닉재산 신고포상금의 경우 은닉재산이 신고되어 5000만원 이상 징수되는 경우에만 신고자에게 20억원을 한도로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어 지난해 신고건수가 391건이나 됐지만 지급실적은 고작 30건에 불과했다.

현금영수증 등 발급거부 신고포상금 역시 예산은 1억7500만원이었지만 포상금은 2억800만원으로 3300만원이 초과 지출됐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은 지난 2013년부터 매년 5000만원씩 책정됐지만 단 한 건도 집행되지 않았다가 올해 처음으로 1건(2700만원)이 집행됐다.

이 제도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행위를 적발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자에게 과태료나 벌금에 5~15%를 적용해 20억원 한도로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다만 중요한 자료 제공이란 기준이 계좌보유자 성명, 계좌번호, 잔액 등 구체적인 자료일 경우에만 포상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는 경우가 적어 포상금 지급건수도 적은 편이었다. 

제보자가 제출한 자료를 활용해 5000만원 이상의 탈루세액이 납부되고 불복절차가 종료되는 경우 탈루액수에 따라 포상금이 지급되는 탈세제보 포상금의 경우 다른 포상금 제도에 비해 수요에 맞게 예산이 책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는 예산이 29억79000만원이었지만 지급금액은 34억2400만원으로 예산을 초과했다. 2014년에는 예산 102억500만원을 확보해 87억원을 지급해 예산이 남았지만 2015년부터는 예산 107억8400만원·지급금액 103억4800만원, 2016년 예산 122억5400만원·지급금액 116억5300만원, 2017년 예산 122억5400만원·지급금액 114억8900만원으로 예산과 실제 지급금액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추 의원은 "예산 이·전용이 발생할 경우, 다른 사업의 예산집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국세청 예산 편성시 포상금 수요를 합리적이고 정확하게 예측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닉재산 포상금제도나 해외금융계좌 포상금제도와 같이 지급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 기준을 낮추거나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의 전반적인 제도 정비를 통해 탈세제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