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배기량 1000cc 미만)를 타는 차 주인을 대상으로 연(年) 20만원의 세금을 돌려주는 '유류세 환급제'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적지 않은 이른바 '경차족'들이 환급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차 유류세 환급대상자 73만명 중 환급을 받은 인원이 40만명(54.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33만명이 혜택을 받지 못한 셈인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19억원(최대 환급액 800억원)을 수준이다. 

사실 경차를 갖고 있다고 해서 모두 유류세를 환급받는 것은 아니다. 1세대가 1000cc 미만의 경차 1대를 보유해야 하며, 여기에 유류구매카드까지 만들어야 한다. 주유를 하고나서 이 카드로 결제를 하면 환급금액만큼 차감된 이후에 청구되는 구조다.

그간 유류세 환급 방법의 불편함으로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정 단수의 신용카드(신한카드)만 사용해야 되어서다. 이는 경차족들이 세제혜택을 누리지 못 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롯데카드, 현대카드 등 신용카드 사업자를 추가 선정하면서 환급 제도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앞서 4월엔 환급액 한도를 연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유류세 환급액은 409억원으로, 1년 전(233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제도 개선효과는 눈에 보였다. 대상자의 수(73만명)는 같았지만 혜택을 받은 인원도 2016년 32만명에서 지난해 40만명으로 늘었다.   

환급대상자가 사후검증을 통해 부적격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겠으나, 제도의 운용상의 아쉬운 부분 때문에 적지 않은 경차족들이 환급을 놓치고 있는 부분은 해결해야 숙제다.

지난해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2016년도 국정감사 시정 및 처리결과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환급대상자 기준을 소유자·주민등록표상 동거가족을 모두 포함하면서 1세대 2경차를 사용하는 부모부양 대가족의 경우 불가피하게 환급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김 의원은 "현재 유류세 환급용 유류구매카드에 대한 홍보부족으로 인해 이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거나, 환급대상자 판정 증명에 대한 사후 부담 그리고 카드 발급 시 까다로운 조건인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경차를 소유한 서민들에게 소확행을 주는 환급제도를 국민에게 한 번 더 알리고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못 받고 있는 33만명에 대한 홍보대책을 국세청에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