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하고 양도소득세로의 '일원화'를 시켜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적으로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거나 세율을 낮추는 추세다. 특히 주식투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증권거래세가 매겨지고 있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원칙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4일 문성훈 한림대 교수는 한국조세정책학회가 주최한 금융세제 발전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자본이득에 대한 합리적 과세방향'이라는 논문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현재 코스닥과 코넥스, K-OTC에 상장된 주식을 장내거래하면 0.3%의 증권거래세가 부과된다.

은행 예금금리가 연 10%에서 1%대로 떨어지는 동안에도 변함없었다. 저금리가 수년간 지속되면서 0.3%라는 세율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주식 양도소득세의 과세범위가 확대되면서, 이 세목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문 교수는 "동일한 주식거래에 대해 주식양도자가 실질적으로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이중과세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증권회사의 매매수수료율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데, 거래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투자자가 부담하는 거래비용이 여전히 크다는 게 문 교수의 주장이다.

예컨대 2016년 매매수수료율은 0.0792% 수준으로 2010년에 비해 0.0392%포인트 감소했으나, 증권거래세율(0.3%)은 매매수수료율의 약 4배 수준이다. 
 
국제적인 추세하고도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 증권거래세율은 주변 국가인 중국·홍콩·태국(0.1%)보다 높고, 미국과 일본은 증권거래세가 없다. 스웨덴은 증권거래세 도입으로 금융비중이 높아지고 이에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자본의 국외이탈이 크게 발생했다. 이런 이유로 1991년 말 완전히 없어졌다. 대부분 국가에선 두 가지 세목을 모두 과세하는 나라가 거의 없으며, 증권거래세라든지 자본이득세로 과세된다.

문 교수는 "증권거래세의 당초 도입목적(투기 규제)보다는 세수에 비중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시장효율성·과세형평을 저해할 수 있고, 주식 양도소득세의 과세범위가 확대된 상황으로 볼 때 증권거래세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증권거래세율을 현행 0.3%에서 0.2%, 0.1%로 점차 축소하거나·중장기적으로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과 법인, 외국인투자자의 주식거래비용 절감이나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개인과 법인, 외국인투자자가 양도소득세, 법인세를 신고·납부할 때 증권거래세를 손금불산입 후 기납부세액으로 공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적 이중과세 완화 측면에서 양도소득세 과세범위가 현행보다 확대되는 경우에는 증권거래세를 양도소득세에서 공제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기간 간 과세불공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식의 양도 손실에 대해 3년 또는 5년의 기간 동안 이월해서 공제하는 주식 등 이월공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비거주자의 주식 양도 시 과세되는 지분율의 범위도 국내투자자와의 조세형평을 위해 현행 25%보다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