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국세청이 대기업 사주들의 '탈세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공익법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검증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성실공익법인 확인업무가 기획재정부에서 국세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공익법인 투명성 제고와 불성실 공익법인에 대한 세무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방국세청에 '공익법인 전담팀'을 설치하고 집중적인 검증에 나섰다고 5일 밝혔다.

신규 공익법인과 수입금액 5억원 미만 등 중소공익법인들에 대해서는 세법개정에 따라 변경된 의무사항을 안내하고 직접 방문해 전용계좌 개설의무 설명 등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대기업 사주들이 공익법인 제도를 교묘히 이용해 계열기업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제기되는 대기업 계열공익법인에 대해선 공익법인 전담팀을 활용해 주식 5% 초과보유, 특수관계인 임직원 채용 여부, 부당내부거래 등 성실공익법인 요건 해당 여부를 검증한다.  

성실공익법인 제도란 특수관계인 이사선임제한(1/5),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 금지 등 8개 요건을 충족한 법인에 대해 주식 취득제한을 10%까지 완화해주는 제도.

현재까지 국세청에서 검증한 결과, 공익사업을 위해 설립되어 고액의 출연재산에 대한 증여세를 면제 받은 대기업 계열공익법인이 세법상 허용되는 주식보유비율을 초과했거나 특수관계인을 임직원으로 채용해 고액의 급여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증여세 탈루 사례가 적발됐다.

국세청이 적발한 사례에 따르면 특수관계인 이사선임기준을 위반해 성실공익법인에서 제외된 문화재단이 계열회사 주식을 법령상 보유한도인 5%를 초과해 취득하는 것도 모자라 출연받은 미술품을 계열사 등에게 무상임대해 관련 세금(증여세 등)을 탈루했다.

이에 국세청은 이들의 주식보유비율 한도초과와 미술품 무상대여에 대해 증여세 150여억원을 추징하는 한편 주식보유비율 한도초과분에 대해 증여세 200여억원을 각각 추징했다. 

미술관, 아트홀 등을 운영하는 문화재단이 여러 계열사로부터 현금을 출연받아 기념관 건립 등 공익목적에 사용하는 것으로 가장한 후 사주일가의 부동산을 취득, 증여세를 탈루한 사례도 적발됐다. 해당 법인은 공익목적에 사용하지 않은 출연재산에 대해 증여세 30여억원을 추징당했다.

출연자와 그 특수관계인이 이사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학교법인이 계열회사 임원으로 퇴직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을 이사로 선임, 급여 및 복리후생비 등을 부당하게 지급해 증여세를 탈루한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은 특수관계인 이사에게 지급한 관련경비 20여억원을 증여세로 추징했다.

김성환 국세청 법인세과장은 "국세청은 앞으로도 세법의 허용범위를 벗어나 출연재산 등을 변칙 사용하고 있는 공익법인을 집중 검증해 편법 상속·증여 등을 사전에 차단해 나갈 것"이라며 "세법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공익법인이 기부자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현재 홈택스에서만 제공하고 있는 기부금단체 간편조회서비스를 모바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