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세법개정안이 영 마음에 안드는 국세공무원들, 왜?	2018.08.17
지난달 30일 발표된 정부의 '2018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국세청 직원들이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세무조사의 공정성 및 중립성, 납세자의 권익 강화 차원에서 조사절차 강화 등 매년 '행동규제'는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 세무조사 전 과정에 대한 '녹음권' 신설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조사국 소속 직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근로장려금 신청 및 지급마저 연 1~2회(기한 후 신청 포함)에서 최대 4회로 변경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이 추진되면서 관련 부서에 종사하고 있는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봉이냐'는 원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무조사 나가서 숨도 쉬지 말라는 건가요?"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사공무원이 절차를 준수했는지, 납세자 권익이 침해되지 않았는지를 감시하는 차원에서 도입되는 녹음권은 조사공무원과 조사를 받는 납세자 모두 조사과정을 녹음할 수 있도록 하는 단출한 내용이다. 제도 도입의 취지는 좋지만 이를 접한 국세공무원들의 반응은 '떨떠름' 그 자체다. 특히 납세자가 조사공무원의 발언 등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일부만 공개해 국세청이 강압적이고 편파적인 세무조사를 한다며 비판여론을 조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A국세공무원은 "아직 제도가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부정한 목적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의견충돌이 있을 수 있는데 결과를 떠나 이런 과정이 '칼'이 되어 돌아온다면 조사담당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국세공무원도 "전체를 보고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데 한 부분만 잘라내서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의견충돌이 있어서 고성이 오고갔는데 그 부분만 잘라내면 세무조사고 뭐고 조사공무원만 '천하의 몹쓸 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공무원들의 반발 이면에서는 녹음권 신설 자체보다는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매개로 '갑질'이나 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며 조사절차를 강화하는 일련의 과정들에 대한 깊은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국세청의 세무조사의 공정성 등을 지키겠다며 '외부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여러 규정들이 조사공무원들의 행동반경을 옥죄면서 본연의 업무보다 절차를 지키기 위한 행정업무에 시간이 더 소요되는 등 주객이 전도된 듯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C국세공무원은 "녹음권 자체가 불만이기보다는 갈수록 조사 절차가 강화되면서 조사라는 본연의 업무보다 절차를 준수하는데 시간이 더 소요된다"며 "주객이 전도되는 셈이다. 업무는 힘든데 인센티브는 없고 조사 절차는 강화하는 이런 분위기 자체가 불만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D조사공무원은 "지금 절차를 지키느라 행정적 출혈이 더 크다"며 "절차를 지키는 것은 맞지만 우리가 강압 조사를 하고 편파적 조사를 한다는 식의 이미지를 씌어 몰아붙이는 것 같아 일할 의욕이 떨어진다. '조사국 기피'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일선 세무서 개인납세과, '지옥의 부서' 되나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장려금 신청 및 지급업무 등을 수행하는 개인납세과가 '지옥의 부서'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 역시 빌미를 제공한 것은 2018년 세법개정안이다. 이번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무사통과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장 내년부터 장려금 지급대상이 크게 늘어나는 한편 연 2회인 장려금 신청이 연 4회로 늘어난다. 이를 바라보는 현장의 국세공무원들, 특히 일선 세무서 개인납세과 소속 직원들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정책을 만든 '높은 양반'들을 모두 현장으로 불러내어 일을 시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불만의 목소리가 폭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제도가 개편되면 1년 365일 신고업무에만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신고와 관련한 업무량이 적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도 않은데다 더 큰 문제는 지금 현재도 장려금 지급과 관련한 악성민원 등 업무외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E국세공무원은 "정말 기가찰 노릇이다. 한번이라도 이 일을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만든 한심한 정책"이라며 "사실 신청업무보다 힘든 것이 민원이다. 불만 가득한 민원인 전화를 한 번이라도 받아본적 있는지 (정책 만든 이들에게)묻고 싶다"고 말했다. F국세공무원은 "국민들에게 좋은 점이 많아지는 제도개편이겠지만, 실제 그 일을 해야 하는 현장의 하위직 공무원들의 형편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 아쉽다"라며 "일선 세무서 개인납세과가 '지옥의 부서'가 될 것이라는 소리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G국세공무원도 "신청 방식을 바꾸고 지급대상을 늘리려면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늘리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인력은 그대로 두고 일은 2배, 3배 하라고 하면 같은 월급 받고 '개고생'할 이가 누가 있겠나"고 토로했다. H국세공무원은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달라질 것이 있겠는가. 본청에서 인력증원 등 후속적인 조치를 발빠르게 취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법개정안이 영 마음에 안드는 국세공무원들, 왜?

2018.08.17

지난달 30일 발표된 정부의 '2018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국세청 직원들이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세무조사의 공정성 및 중립성, 납세자의 권익 강화 차원에서 조사절차 강화 등 매년 '행동규제'는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 세무조사 전 과정에 대한 '녹음권' 신설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조사국 소속 직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근로장려금 신청 및 지급마저 연 1~2회(기한 후 신청 포함)에서 최대 4회로 변경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이 추진되면서 관련 부서에 종사하고 있는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봉이냐'는 원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무조사 나가서 숨도 쉬지 말라는 건가요?"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사공무원이 절차를 준수했는지, 납세자 권익이 침해되지 않았는지를 감시하는 차원에서 도입되는 녹음권은 조사공무원과 조사를 받는 납세자 모두 조사과정을 녹음할 수 있도록 하는 단출한 내용이다.

제도 도입의 취지는 좋지만 이를 접한 국세공무원들의 반응은 '떨떠름' 그 자체다. 특히 납세자가 조사공무원의 발언 등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일부만 공개해 국세청이 강압적이고 편파적인 세무조사를 한다며 비판여론을 조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A국세공무원은 "아직 제도가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부정한 목적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의견충돌이 있을 수 있는데 결과를 떠나 이런 과정이 '칼'이 되어 돌아온다면 조사담당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국세공무원도 "전체를 보고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데 한 부분만 잘라내서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의견충돌이 있어서 고성이 오고갔는데 그 부분만 잘라내면 세무조사고 뭐고 조사공무원만 '천하의 몹쓸 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공무원들의 반발 이면에서는 녹음권 신설 자체보다는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매개로 '갑질'이나 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며 조사절차를 강화하는 일련의 과정들에 대한 깊은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국세청의 세무조사의 공정성 등을 지키겠다며 '외부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여러 규정들이 조사공무원들의 행동반경을 옥죄면서 본연의 업무보다 절차를 지키기 위한 행정업무에 시간이 더 소요되는 등 주객이 전도된 듯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C국세공무원은 "녹음권 자체가 불만이기보다는 갈수록 조사 절차가 강화되면서 조사라는 본연의 업무보다 절차를 준수하는데 시간이 더 소요된다"며 "주객이 전도되는 셈이다. 업무는 힘든데 인센티브는 없고 조사 절차는 강화하는 이런 분위기 자체가 불만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D조사공무원은 "지금 절차를 지키느라 행정적 출혈이 더 크다"며 "절차를 지키는 것은 맞지만 우리가 강압 조사를 하고 편파적 조사를 한다는 식의 이미지를 씌어 몰아붙이는 것 같아 일할 의욕이 떨어진다. '조사국 기피'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일선 세무서 개인납세과, '지옥의 부서' 되나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장려금 신청 및 지급업무 등을 수행하는 개인납세과가 '지옥의 부서'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 역시 빌미를 제공한 것은 2018년 세법개정안이다.

이번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무사통과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장 내년부터 장려금 지급대상이 크게 늘어나는 한편 연 2회인 장려금 신청이 연 4회로 늘어난다.

이를 바라보는 현장의 국세공무원들, 특히 일선 세무서 개인납세과 소속 직원들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정책을 만든 '높은 양반'들을 모두 현장으로 불러내어 일을 시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불만의 목소리가 폭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제도가 개편되면 1년 365일 신고업무에만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신고와 관련한 업무량이 적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도 않은데다 더 큰 문제는 지금 현재도 장려금 지급과 관련한 악성민원 등 업무외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E국세공무원은 "정말 기가찰 노릇이다. 한번이라도 이 일을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만든 한심한 정책"이라며 "사실 신청업무보다 힘든 것이 민원이다. 불만 가득한 민원인 전화를 한 번이라도 받아본적 있는지 (정책 만든 이들에게)묻고 싶다"고 말했다.

F국세공무원은 "국민들에게 좋은 점이 많아지는 제도개편이겠지만, 실제 그 일을 해야 하는 현장의 하위직 공무원들의 형편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 아쉽다"라며 "일선 세무서 개인납세과가 '지옥의 부서'가 될 것이라는 소리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G국세공무원도 "신청 방식을 바꾸고 지급대상을 늘리려면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늘리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인력은 그대로 두고 일은 2배, 3배 하라고 하면 같은 월급 받고 '개고생'할 이가 누가 있겠나"고 토로했다.

H국세공무원은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달라질 것이 있겠는가. 본청에서 인력증원 등 후속적인 조치를 발빠르게 취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