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희 국세청장이 16일 자영업자·소상공인 세무조사 유예·선정 제외 등과 관련한 세정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국세청이 세무조사 선정 제외 등 각종 세제혜택을 마련했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16일 서울지방국세청사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 세무부담 축소 및 세정지원 대책'을 발표, 내년 말까지 세무조사 유예 및 선정 제외, 신고내용 확인(사후검증) 면제를 전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세무조사 유예 등을 추진하는 이유는 내수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어려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세금문제에 대한 걱정없이 경제활동에만 전념하도록 해 국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기 위함이다.

국세청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세무부담을 축소하고 세정지원을 하기 위해 ▲세무조사 유예·선정 제외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재기를 위한 세정지원 ▲자금융통을 위한 지원 등을 시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연간 수입금액이 일정금액 미만인 소규모 자영업자 519만명(전체 개인사업자 587만명 중 약 89%)을 대상으로 세무검증 부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지원대상은 업종별로 다르며 도소매업은 수입금액이 6억원 미만, 제조업·음식·숙박업 등은 3억원 미만, 서비스업 등은 1억5000만원 미만이다.

먼저 내년 말까지 세무조사를 전면 유예하되, 이미 조사가 착수됐거나 사전통지가 된 경우에는 납세자의 신청을 받아 유예를 하고 세무조사 대상 선정시 자영업자는 제외하기로 했다.

내년 말에는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신고 내용을 확인하는 이른바 '사후검증' 역시도 면제해 자영업자들의 세무부담을 줄여준다.

조사기간이 짧은 컨설팅 위주의 간편조사의 요건과 방법을 크게 완화의 수혜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고성실도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고액체납 등이 있더라도 적용대상 포함시키는 한편 납세자 부담이 큰 장부 등 일시보관·현장조사를 금지하고 조사기간 연장을 최소화한다. 성과평가시 간편조사 추징실적을 제외해 직원들이 성과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탈세제보 등을 통해 명백한 탈루혐의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세무조사 등 엄격한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며 지원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부동산임대업, 소비성서비스업(유흥주점 등), 고소득 전문직(의사·변호사 등) 등 일부 업종은 제외한다.

아울러 법인인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우 수입금액 규모가 작은 50만개(전체 70만개 법인 중 약 71%) 신고검증 부담 내년 말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소기업은 중소기업 중 업종별 매출기준(10억∼120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법인이며 소상공인은 소기업 중 고용인원이 업종별 5명 또는 10명 미만인 법인이다.

내년 말까지 법인세 등 신고내용 확인을 전면 면제하되, 이미 해명안내문이 발송된 경우 신고내용 확인을 최대한 조기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지난 201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연간 매출액 100억원 이하 중소법인에 대한 세무조사 선정 제외는 유지된다.

"자영업·中企 일자리 창출, 국세청이 지원합니다"

일자리 창출을 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해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서 제외하거나 유예하고 청년을 고용하면 이를 2배로 계산해 우대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종 세제혜택을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해선 청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용에 가점을 주는 방법으로 법인세 감면을 해주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 계획서를 제출하면 세무조사 유예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국세청은 법인에 한정되던 이런 혜택을 개인인 자영업자로까지 확대하겠단 것이다.

또한 자영업자 등의 창업과 고용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월별 창업동향, 상용·일용근로자 고용규모별 현황 등을 국세통계로 공개해 일자리 창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세무 관련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혁신성장 세정지원단'을 본·지방청과 세무서에 설치해 스타트업·벤처기업 등의 창업-성장-재창업 등 성장 단계별 맞춤형 세정지원 강화하기로 했다.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거점 세무서를 지정해 전담창구를 운영하고 가이드북 제작 등 현장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납세담보 면제·민원업무 편의 등을 적극 제공키로 했다.

'민생지원 소통추진단'도 신설해 현장방문 등을 통해 자영업자의 세무불편·고충을 청취하고 신속한 해결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추진단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의 컨트롤타워로서 세무사와 소상공인단체, 국세청 납세자보호관 등으로 구성한다.

내수부진과 고용위기, 지역경제 악화 등으로 경영상 애로가 큰 자영업자 등에 대해선 납부기한 연장, 징수유예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직전 3개월 간 매출액이 20% 이상 감소한 업체를 분석해 사전안내문을 발송해 납기연장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폐업한 사업자가 사업재개 또는 취업을 할 경우 체납액 3000만원까지 납부할 의무를 면제해주는 체납액 소멸제도도 적극 홍보해 영세 자영업자의 자활 노력을 뒷받침한다.

저소득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빠짐없이 발굴·지원하고 과소신청한 장려금도 추가로 검토해 신속하게 지급하는 한편 최저임금인상 정책의 원활한 정착을 위한 일자리안정자금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홍보와 안내를 할 예정이다.

영세자영업자가 자금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부가세 환급금을 법정기한 10일 전에 조기 지급키로 했다.

한 국세청장은 "국세청은 이번 세무부담 축소 및 세정지원 대책을 통해 경제의 뿌리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이 세무검증 걱정 없이 사업에만 전념하도록 지원함으로써 국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지원은 소규모 사업자에 한정해 한시적으로 실시하고 탈세제보 등 명백한 탈루혐의가 있을 경우 적법조치 할 것"이라며 "성실신고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정책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