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납부불성실 가산세율' 등 인하…"의미있지만 미흡하다"	2018.08.14
정부가 '놀부셈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납부불성실 가산세율 인하를 추진한다. 그동안 이 문제에 있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정부가 전향적인 정책방향을 선택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지만 인하 규모가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친 부분에 대한 비판은 여전한 모습이다.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은 지난 2003년 1일 0.05%에서 0.03%로 낮아진 이래 15년 동안 '요지부동'인 상태.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미납기간 1일당 0.03%인 현행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을 0.025%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연으로 따지면 10.95%에서 9.13%로 1.83%p 인하된 수치다. 세금을 안 내거나 잘못 내면 현행법에 따라 연 10.95%의 가산세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국가에서 세금을 잘못 매겨 납세자에게 돌려주는 국세환급금 이자율은 연 1.8%에 불과해 시도 때도 없이 형평성 논란이 불거져 왔다. 납세자와 재계는 물론, 정치권 등에서도 가산세율과 환급금 이자율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것이다. 실제 10억원을 납부하지 않거나 과소납부한 경우 5년이 지나면 가산세가 5억5000만원 붙지만 국세환급금은 10억원을 착오납부한 경우 5년 뒤 9000만원만 더 붙여 돌려준다. 받아갈때는 왕창, 돌려줄때는 찔끔 내주는 전형적인 놀부셈법. 이마저도 경정청구를 한 날로부터 환급가산금이 계산되기 때문에 실제 청구기간(5년)이 다 되어서 환급청구하면 단 10원의 이자도 돌려받지 못하는 대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올해 3월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을 1일 0.01%로 하향조정하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가산세율이 환급금 이자율보다 월등히 높은 상황을 '과세당국의 갑질'이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세법개정안 발표 전 납세자의 가산세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일괄 적용되는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일반 납부불성실가산세'와 '부정 납부불성실가산세'로 나눠 일반 납부불성실 가산세의 경우 0.02%까지 가산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대한상의, 세무사회, 회계사회, 국세동우회 등 각종 단체에서도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을 인하해 달라고 매년 정부에 건의해 왔다. 가산세율 인하 요구가 빗발쳤음에도 정부는 15년 동안 귀를 막고 어떤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다. 납부불성실 가산세는 단순 가산세가 아니라, 행정적 제재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탈세심리 차단'이라는 정책 목표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정부는 기존의 노선을 바꿔,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은 금융회사 등이 연체대출금에 적용하는 이자율 등으로 고려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가산세율을 1일 0.025%로 낮추는 내용을 세법개정안에 담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납부불성실가산세와 가산금제도를 2020년부터 '납부지연가산세'로 통합, 실질적으로 가산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 세법개정안을 받아든 재계는 다소 의외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기대한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기획재정부가 가산세율 인하를 검토했다는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일어났다는 평가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납부불성실 가산세율 인하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기획재정부의 입장은 단호하기만 했다"면서 "솔직히 올해도 그냥 넘어갈 줄 알았는데, 정부가 가산세율을 인하한 것은 의미 있게 평가할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재부 나름대로 전향적 검토를 통해 가산세율을 합리화하는데 성의를 보인 것"이라며 "세제라는 것이 한 번에 확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점차적으로 올해 미진한 부분은 내년에 좀 더 개선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가산세율 인하가 적정 수준에 못 미쳤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정부의 태도 변화는 인정하지만, 인하 규모가 생색내기 수준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광장 조태복 세무사는 이번 개정에 대해 "실효성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면서 "가산세율과 환급금 이자율이 불공평한 것은 기재부도 알고 있다. '신성불가침 영역'에 손을 댄 것이라고 하지만 너무 미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산세율과 이자율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한꺼번에 좁히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연도별로 격차를 좁히자고 이야기 했는데 반영이 잘 안된 것 같다. 이 같은 속도로는 오랜 기간 납세자가 고통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팀장 역시 "가산세율을 1일 0.02%정도로 낮추거나, 가산세율을 환급금 이자율의 3배 정도 수준으로 맞춰야 하는데,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 팀장은 앞으로의 가산세율 개선 방향에 대해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라리 가산세율은 환급금 이자율에 연동을 했으면 한다"며 "환급금 이자율은 매년 고시하면서 바뀌는데, 이에 3배를 가산세율로 연동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납부불성실 가산세율' 등 인하…"의미있지만 미흡하다"

2018.08.14

정부가 '놀부셈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납부불성실 가산세율 인하를 추진한다. 그동안 이 문제에 있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정부가 전향적인 정책방향을 선택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지만 인하 규모가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친 부분에 대한 비판은 여전한 모습이다.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은 지난 2003년 1일 0.05%에서 0.03%로 낮아진 이래 15년 동안 '요지부동'인 상태.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미납기간 1일당 0.03%인 현행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을 0.025%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연으로 따지면 10.95%에서 9.13%로 1.83%p 인하된 수치다.

세금을 안 내거나 잘못 내면 현행법에 따라 연 10.95%의 가산세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국가에서 세금을 잘못 매겨 납세자에게 돌려주는 국세환급금 이자율은 연 1.8%에 불과해 시도 때도 없이 형평성 논란이 불거져 왔다.

납세자와 재계는 물론, 정치권 등에서도 가산세율과 환급금 이자율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것이다.

실제 10억원을 납부하지 않거나 과소납부한 경우 5년이 지나면 가산세가 5억5000만원 붙지만 국세환급금은 10억원을 착오납부한 경우 5년 뒤 9000만원만 더 붙여 돌려준다. 받아갈때는 왕창, 돌려줄때는 찔끔 내주는 전형적인 놀부셈법.

이마저도 경정청구를 한 날로부터 환급가산금이 계산되기 때문에 실제 청구기간(5년)이 다 되어서 환급청구하면 단 10원의 이자도 돌려받지 못하는 대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올해 3월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을 1일 0.01%로 하향조정하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가산세율이 환급금 이자율보다 월등히 높은 상황을 '과세당국의 갑질'이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세법개정안 발표 전 납세자의 가산세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일괄 적용되는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일반 납부불성실가산세'와 '부정 납부불성실가산세'로 나눠 일반 납부불성실 가산세의 경우 0.02%까지 가산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대한상의, 세무사회, 회계사회, 국세동우회 등 각종 단체에서도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을 인하해 달라고 매년 정부에 건의해 왔다.

가산세율 인하 요구가 빗발쳤음에도 정부는 15년 동안 귀를 막고 어떤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다.

납부불성실 가산세는 단순 가산세가 아니라, 행정적 제재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탈세심리 차단'이라는 정책 목표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정부는 기존의 노선을 바꿔,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은 금융회사 등이 연체대출금에 적용하는 이자율 등으로 고려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가산세율을 1일 0.025%로 낮추는 내용을 세법개정안에 담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납부불성실가산세와 가산금제도를 2020년부터 '납부지연가산세'로 통합, 실질적으로 가산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 세법개정안을 받아든 재계는 다소 의외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기대한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기획재정부가 가산세율 인하를 검토했다는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일어났다는 평가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납부불성실 가산세율 인하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기획재정부의 입장은 단호하기만 했다"면서 "솔직히 올해도 그냥 넘어갈 줄 알았는데, 정부가 가산세율을 인하한 것은 의미 있게 평가할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재부 나름대로 전향적 검토를 통해 가산세율을 합리화하는데 성의를 보인 것"이라며 "세제라는 것이 한 번에 확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점차적으로 올해 미진한 부분은 내년에 좀 더 개선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가산세율 인하가 적정 수준에 못 미쳤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정부의 태도 변화는 인정하지만, 인하 규모가 생색내기 수준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광장 조태복 세무사는 이번 개정에 대해 "실효성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면서 "가산세율과 환급금 이자율이 불공평한 것은 기재부도 알고 있다. '신성불가침 영역'에 손을 댄 것이라고 하지만 너무 미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산세율과 이자율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한꺼번에 좁히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연도별로 격차를 좁히자고 이야기 했는데 반영이 잘 안된 것 같다. 이 같은 속도로는 오랜 기간 납세자가 고통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팀장 역시 "가산세율을 1일 0.02%정도로 낮추거나, 가산세율을 환급금 이자율의 3배 정도 수준으로 맞춰야 하는데,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 팀장은 앞으로의 가산세율 개선 방향에 대해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라리 가산세율은 환급금 이자율에 연동을 했으면 한다"며 "환급금 이자율은 매년 고시하면서 바뀌는데, 이에 3배를 가산세율로 연동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