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국가간 상호합의 결과에 대한 고시가 의무화되고 이전가격세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상가격 산출 방법이 보다 명확해진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입법예고 기간을 갖고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친 뒤 오는 8월31일까지 국회에 제출된다.

상호합의란 우리나라 기업 혹은 외국기업이 사업활동을 하면서 각국의 자의적인 조세조약 해석이나 이중과세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양국 과세당국이 나서 협의를 진행해 적절한 결과를 도출하는, 이중과세 등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최근 국제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과세당국간 상호합의 절차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국세청장이 상호합의 절차 개시 신청을 받았다면 과세당국이 조세조약 상대국에 통보해 합의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상호합의가 종결되면 신청인과 과세당국, 지자체장, 조세심판원 등 기타 관계기관에게 15일 이내로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결과에 대한 고시는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은 합의내용을 고시할 수 있다'고만 명시되어 있다.

필요에 따라 고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에 개정안은 조세조약의 적용·해석에 관한 상호합의는 의무적으로 고시해 상호합의 절차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기업 입장에선 우리나라 과세당국이 상대국과 어떤 합의를 했는지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이전가격세제도 손질된다.

이전가격이란 국제거래를 하면서 기준이 되는 가격이며 이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특수관계인이 있는 국제거래 회사들은 이전가격을 낮추거나 높이는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현행법상 국외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때는 독립기업원칙을 적용, 정상가격이란 개념을 도입해 통상적인 거래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되는 가격을 적용한다. 이 경우 재화 또는 용역의 특성·기능 및 경제환경 등 거래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개정안은 정상가격산출시 독립기업원칙을 보완하는 내용이다. 즉 과세당국은 거주자와 국외 특수관계자 사이 상업적·재무적 관계, 거래조건을 고려해 실제 거래를 명확히 인식하고 합리적인 거래인지 여부를 판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한 유사한 상황에서 독립기업간 거래를 비교해 해당 거래가 일반적인 상업적 거래가 아닌 경우 이를 부인하거나 다른 거래로 대체 후 정상가격을 산출하도록 했다.

정상가격을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위해 이중, 삼중의 확인장치를 만들어놓은 셈이다.

아울러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의 조세조약 적용을 위한 경정청구에 대해선 내년부터 부분 세무조사가 가능해지며 조세조약상 소득구분의 우선 적용 내용은 폐지된다.

현재는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의 구분에 대해 조세조약이 국내세법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국내세법상 소득구분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원천지국 과세여부 및 제한세율 판단에 따라 우선 적용한다고 판결을 내림에 따라 해석상 혼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이를 아예 삭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