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불복청구인이 제출한 조세불복 청구서에 대해 과세주체인 관할 세무서장 등이 법정기한인 '10일 이내' 답변서를 조세심판원에 송부하지 않는다면 조세심판원장이 답변서 제출을 독촉할 수 있게 된다.

답변서 제출을 독촉해도 '늑장'을 부릴 경우 심판원은 과세관청 답변을 생략한 채 사건의 심리 및 의결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조세심판원의 심판결정 시일(법정기한 90일)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한 제도 개편으로 풀이된다.

현재 심판청구서 처리 절차는 청구인이 관할 세무서 또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서를 제출하면 세무서장 등이 10일 이내에 답변서(이의신청을 거친 경우 그 결정서, 처분의 근거 이유 및 사실증명 서류, 청구인이 제출한 서류 및 증거물 등 포함)를 조세심판원에 송부하도록 되어 있다.

이 답변서를 받은 후 조세심판원은 담당 심판부 배정 등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하게 된다. 하지만 세액이 크거나 과세쟁점이 복잡한 경우 등 법이 정한 기한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 크지는 않지만 심판처리 일수 지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현행법상 조세심판원에 접수된 조세불복 사건의 법정처리 기한은 90일.

즉 사건이 조세심판원에 접수되어 담당 심판부 배정 및 심리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린 후 불복을 제기한 납세자에게 심판결과를 통보해 주는데 90일의 시간만을 써야 한다는 것. 하지만 법정처리기한은 그저 허울일 뿐,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 조세심판원이 작성한 '2017년 조세심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심판청구(국세, 지방세) 평균 처리기간은 '157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처리기한과도 비교해 60일 이상 차이나는 수준이다.

정부는 심판청구서 처리절차를 합리화하고, 조세불복 사건 법정처리기한을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인프라를 까는 측면에서 관련 규정들을 정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청구인의 불복청구서 내용 등이 부적절해 수정이 필요한 경우, 직접 출석해 구술로 답변하도록 하고 있던 것을 서면 제출도 가능하도록 제도를 고쳤다. 

국선대리인이 제공하는 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영세납세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국선대리인 제도는 세무대리인 선임비용이 부담스럽고 세법지식이 부족한 영세납세자에 대해 세무대리인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영세납세자의 조세불복을 지원하고, 현재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국선변호인의 국선변호 용역과의 과세 형평을 제고하기 위한 법 개정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입법예고 기간을 갖고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친 뒤 오는 8월31일까지 국회에 제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