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법 개정, 표준감사시간제 등으로 인해 앞으로 회계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의 인재(신규 회계사) 영입전이 그 어느 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270명의 신규 회계사를 채용한 삼일회계법인은 올해 250~300명을 채용할 계획이고,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영업정지를 받는 바람에 지난해 채용규모를 줄였던(150명 수준) 안진회계법인은 올해 공격적 영업을 위해 지난해 대비 2배 늘어난 300명 채용이 목표다.

한영회계법인도 지난해 251명에서 100여명 증가한 350명을 채용할 예정이고, 지난해 343명을 채용한 삼정회계법인은 올해 우수 인력이라면 숫자에 한계를 두지 않고 모두 채용할 예정이다.

빅4 회계법인의 올해 총 신규 회계사 채용 규모는 1300여명. 지난해 신규 채용 인원인 1014명 보다 300명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매년 배출되는 회계사 시험 합격자가 900~950명(최소 합격자 850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각 회계법인 모두 채용 목표 인원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신규 합격자만으론 확 불어난 회계사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각 회계법인은 100여명 안팎의 기합격자를 이미 채용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합격자 채용 숫자에 신규 합격자 수를 더해 채용 목표를 어떻게라도 맞추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외감법 개정, 표준감사시간제, 52시간 근로단축법 등으로 인해 각 회계법인마다 회계사가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합격하는 신규 회계사는 물론 아직 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지 않은 합격자들도 가리지 않고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늘어난 회계사 수요에 따른 공급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돈+워라밸' 챙겨 줄게요"…각 회사 매력 어필

각 회계법인은 전국 주요대학에서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연수 프로그램 제공, 입사 축하금 지급, 적극적 연봉 인상, 워라밸 지원 등 예비 합격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내용을 적극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삼일회계법인은 업계 최초의 직장어린이집, 전세계 주요 국가 파견근무 기회 제공(2018년 6월 기준 17개국 61명 파견 근무중), 어학연수, 휴직제도 등 자기개발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을 내세우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이 밖에 연휴제도(징검다리 휴일에 쉬는 제도), 타임오프 제도(감사기간 등 바쁜 시즌이 끝난 후 쉬는 제도), 유연근무제도, 입원비 지원 제도, 선택적 복리후생제도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Work and Life Balance)을 위한 각종 제도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정회계법인은 직급별 교육과 지속적인 경력개발 기회 뿐만 아니라 업계 최고 대우로 신입 회계사 연봉 인상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삼정회계법인 신입회계사는 희망하는 본부를 직접 선택해 지원할 수 있으며 입사와 함께 1~3년차 주니어 집중육성 과정인 '글로벌 엘리트 프로그램(GEP)'에 입소 하게 된다.

신입 입문교육을 시작으로 각 직급 연차에 맞춰 교육을 진행하고, GEP 성적우수자에게는 법인 대표가 주관하는 시상과 함께 해외연수의 기회가 제공된다. 이 밖에 삼정회계법인은 적성에 맞는 업무를 찾을 수 있도록 사내 본부 이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진회계법인은 신입 회계사들을 대상으로 '사이닝보너스(signing bonus)'를 지급하는 것은 물론 감사시즌 후 격려금, 매년 전문직 급여 수준의 적극적 연봉 인상기준 유지, 비시즌 재택 근무 및 주 4일 근무 등 실질적인 보상과 워라밸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안진회계법인은 표준감사시간제와 관련해 감사 투입시간 증가에 따른 철저한 플래닝 수행, 기말 수행업무 중 조기 수행 가능한 업무를 사전에 식별해 수행하는 연중 상시감사제, 재량근무제를 적극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영회계법인은 올해 입사하는 신입 회계사 전원에게 입사 축하금 100만원을 준다. 경력 회계사에게는 직급, 경력 등을 고려한 사이닝보너스를 지급한다.

감사 업무 수행에 대한 보상도 강화했다.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회계사는 직급에 따라 일정 금액 '감사 수당'을 별도로 받는다. 성과급은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된다. 개인 별 상한선은 없다. 성과가 높으면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영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최대 강점이라고 자부한다. 한영 감사 본부 소속 회계사들은 지난해 1인당 평균 113시간 교육을 이수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기본 이수 교육 시간이 40시간인데, 이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시간을 교육에 투자한 셈이다. 물론 외국 연수 프로그램도 있다.
 
한영은 이와 함게 연차나 휴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블록 할리데이(block holiday)' 등 제도를 통해 징검다리 휴일이나, 바쁜 업무가 끝난 후에 전사적으로 혹은 특정 부서원 전체가 한꺼번에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또 한달에 한번은 정시 퇴근보다 3시간 빠른 오후 3시에 퇴근하는 '패밀리데이'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근두근' 설레는 첫 출근일은 언제?

각 회계법인들의 채용 일정을 살펴보면 삼일회계법인의 경우 오는 9월 2일까지 지원을 받고 이달 20~27일(1차), 내달 10일~17일(2차), 내달 31일~9월 5일(3차) 등 총 3차에 걸쳐 인성검사 및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입사예정일은 9월 17일(1차), 12월 26일(2차)이다.

삼정회계법인은 오는 9월 2일까지 입사지원서 접수를 받고 9월 3일부터 4일 양일간 면접을 진행한다. 입사일은 9월 10일이다.

안진회계법인은 내달 31일까지 지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최종합격자들은 9월 17일부터 근무하게 된다.

한영회계법인은 지원서 접수 마감일이 따로 없이 당분간 상시 접수체제로 진행되며 입사일은 9월 10일이다.

한편, 올해 회계사 2차시험 합격자 발표일은 다음달 3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