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반영한 수송용 경유(디젤유)에 대해 적정한 과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표한 '에너지 과세 체계 개편의 쟁점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세제는 환경오염비용 등 사회적 비용의 반영이 미흡해 비효율적 에너지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편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송용 경유에 대한 세율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대기오염, 미세먼지의 대표적 발생 원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세금을 올려 경유 사용을 억제해야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도로이용오염원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보면 경유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휘발유의 400배 이상 나타나고 있는데, 휘발유와 경유의 탄력세율은 각각 리터당 529원, 375원으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제자리다.

경유세 세율 인상을 두고 찬반은 엇갈린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에너지세의 환경세로의 교정적 기능이 강화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소비세가 갖는 역진성이 에너지 과세에서도 나타나 서민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보고서는 "수송용 에너지 세제의 경우 환경오염 등 외부효과와 소득분배 및 물가안정의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체 에너지원 별 적정과세의 관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각 에너지원별로 사회적 피해비용에 대한 추정 작업이 선행돼야 하며, 취약계층이나 경제적 충격을 점진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새로운 수송용 에너지원인 전기에 대한 과세 여부도 관심거리다.

경유, 휘발유 등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이용자들은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부담하고 있는데 반해, 전기자동차 이용자들은 도로를 사용하는데도 이러한 이용부담금은 면제받고 있기에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고서는 "전기 등 현재 미과세 되고 있는 에너지원에 대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기자동차 보급·사용 장려차원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수송용 전기에 대한 저율 요금 등의 정책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수송용 전기에 대한 과세 수위를 정할 때 이러한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전용 에너지 세제에 대해선 "발전용 연료 중 유연탄과 LNG 간 과세 형평을 제고함으로써 개별소비세의 교정세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석탄 위주 발전에서 친환경 연료인 LNG로 에너지 발전 구조의 전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연탄의 개별소비세 기본세율은 kg당 36원인데, LNG의 개소세율은 kg당 60원에 더해 수입부과금(kg당 24.2원), 관세(3%)가 부과된다. 발전용 에너지원 간 과세 형평의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보고서는 "유연탄에 대한 과세 인상은 전기요금의 상승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유연탄 과세 강화와 LNG 과세 인하를 동시에 추진하는 경우 전기요금 상승 등에 미치는 효과가 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