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조세정책을 운영하는데 있어 재원조달을 중점으로 두고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용·저출산 등 부가적인 정책목표 반영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증세를 추진하기 앞서 '납세순응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한국재정학회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중장기 조세정책 및 2018년 세제개편의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전 본부장은 "최근 양호한 세입흐름 속에서 2017년 기준 국민부담률은 약 27%, 조세부담률은 약 20%로 최고수준을 갱신 중에 있다"며 "향후 예정된 복지지출 조달수준을 감안할 때 납세순응도 개선을 통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세입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본부장에 따르면 조세의 추가부담 용의가 있는 계층은 40% 수준(2017년 재정패널)이지만, 그 절대적 규모는 추가부담 5% 미만 33%, 5~10% 구간은 5.7% 크기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 순응도를 높일 수 있어야 복지재원 마련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대목.

그는 이에 "납세자 순응성을 높이기 위해 소득파악률 제고,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한 수평적 공평성 확보, 효율적 재정운용 등의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개인소득세의 경우엔 비과세 부문인 부동산 임대소득, 금융관련 양도소득, 1세대1주택 양도소득 등에 과세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세의 재분배기능과 조세 신뢰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또, 근로소득면세자 비율을 관리하거나 고소득사업자와 중소기업 간 세무행정 차이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법인세는 부가급여 과세, 가업상속 공제 적정화, 누진 세율구조 개선 등을 언급했으며 소비세는 부가세, 에너지세, 주세, 담배세 등을 중심으로 재원조달기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 본부장은 "납세자 순응성 회복을 위해 Tax Gap 완화, 납세행정 개선, 재정운용의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면서 "고용, 4차 산업혁명 대비 등의 부가적 기능은 역할가능성에 감안해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