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안고 있는 부동산 세제에 대한 개편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보유과세에서 공평성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 제언이 쏟아졌다. 

5일 이선화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이 한국재정학회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부동산 관련세제 개편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보유세제가 추구하는 조세정책의 목적으로 '부의 편중 완화를 위한 재분배 기능의 강화', '재정수요 확대에 대응한 효율적 세수확충'이 꼽힌다.

재분배기능을 강화하려는 데는 자산소유의 불균등도와 세원 간 세부담 형평이 어긋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자산불균등도에 대한 국가 그룹 간 분류표를 기준(2014년)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중간 정도보다 높은 불평등국가군으로 분류된다"며 "자산불평등도 심화와는 반대로 부동산 자산과세 실효세율은 오히려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득과세나 금융자산과세 세원의 국가 간 이동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이동성 없는 세원인 부동산 과세의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더 높게 평가될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주장.

다만 건축물에 대한 과세는 생산요소 투입에 왜곡을 초래할 수 있어 효율적 조세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토지세율은 높이고 건물세율은 완화'하는 식의 과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공정시장가액의 비율을 조정하는 부분이 보유세 세부담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 연구위원은 "재산세의 경우 총 세수증대에 효과적인 수단이며, 종부세의 경우 상위 보유계층을 대상으로 한 재분배기능 강화가 일차적 목적이 된다"며 "장점은 다른 정책대안에 비해 단순하며 그 영향 또한 직관적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공시가격 상승과 맞물려 현금유동성이 낮은 가계에 대한 세부담 가중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며 "현재 운영되는 재산세 세부담상한제가 세부담 완충장치로 충분한지에 대한 평가를 통해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세대상을 토지와 건축물로 단순 분리하고 누진적이고 높은 토지세율, 비례적이고 낮은 건물세율을 적용한다면 조세 기능의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재산세 토지분에 대한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합산방식은 토지소유의 지역별 분포에 따라 세부담이 달라지는 수평적 불형평성의 요소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합산방식을 전국합산으로 변경하거나 비례세율을 적용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시가격 시가반영률의 지역간·대상간 균등화에 대해 "시가반영률은 과세체계 개편의 문제는 아니며 보유세의 공정성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세정과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을 조정하거나 과세대상별 누진구간 조정·표준세율 변경과 관련해선 "조세기능에 미치는 최종 효과는 자산소유분포에 따라 달라진다"며 "동일한 시나리오일지라도 부동산 유형별-분위별 자산 분포 등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므로 제도적 합목적성을 높이기 위해 엄밀한 시뮬레이션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