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동 국세청사

일명 '세무조사 공포 유발' 용어와의 전쟁에 나선 국세청이 소득세, 부가가치세, 국제조세, 양도소득세 등 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을 대거 손질했다.

국세청은 지난달 개별소비세법 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초 법인세 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소득세, 부가가치세, 국제조세, 양도소득세 사무처리규정 등을 순차적으로 개정해 행정예고 했다.

이는 지난 1월 국세행정개혁TF에서 사후검증과 현장확인 등의 용어가 세무조사로 오인하거나 납세자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국세청에 이를 시정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사후검증이나 기획점검, 현장확인 등은 세무조사와 달리 신고한 내용이 사실이 맞는지 확인하는 일종의 검증절차이지만 사무처리규정에는 점검범위나 기간 등이 명확하지 않아 과도한 자료제출 요구 우려 등이 제기됐다.

특히 영세납세자의 경우에는 사실상 세무조사로 인식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큰 편이었다.

이런 권고를 받아들인 국세청은 세목별 사무처리규정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소득세 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의 경우 신고내용 확인과 현장확인에 대한 정의가 신설됐다. 신고내용 확인이란 '종합소득세 신고기한 종료 후 신고내용 중 특정 항목의 오류 또는 탈루혐의에 대해 서면으로 해명 및 수정신고를 안내해 신고내용의 적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현장확인의 경우 '직접확인 방식으로는 이 규정에 따른 업무처리가 부적합한 경우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종사직원이 해당 납세자 주소지 또는 사업장 등에 직접 출장해 당초 출장목적 범위에서 특정사항이나 사업실상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장확인을 하기 위해선 과거에는 결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없었지만 개정안에는 지방처장이나 성실납세지원국장, 세무서장 등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절차는 신설했다.

세무조사 대상 선정의 경우 기존안에는 불성실신고 혐의가 있는 자로 조사가 필요할 때 조사대상자로 선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개정안은 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조사대상 선정 등에 활용하도록 지방청 조사국장 또는 세무서 조사과장에게 통보하도록 해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부가세 사무처리규정 개정안에는 사후관리와 현장확인 용어의 정의가 바뀌었다.

기존 사후관리란 '사업자등록증 발급 후 실사업 여부, 부가가치세 신고 후 신고내용의 적정 여부 등을 서면 또는 현장확인에 의해 확인함'이라고 정의했지만 개정안은 '실제 사업여부, 부가세 신고 후 공제·감면요건 충족 여부' 등을 확인한다고 되어 있다.

현장확인의 기존 정의는 '간접확인 방식의 업무처리로는 이 규정에 따른 업무수행이 부적합한 경우 종사직원이 해당 납세자 또는 사업장에 직접 출장하여 당초 출장목적 범위에서 특정사항이나 사업실상 등을 확인하는 행위'라고 되어 있었지만 개정안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현장확인을 한다고 개정했다.

신고내용 확인에 대한 내용은 신설되어 '부가세 신고내용 중 신고 전 안내자료 반영여부 및 특정 항목의 오류나 누락 여부에 대해 서면으로 해명 및 수정신고를 안내하여 신고내용의 적정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설명됐다.

이밖에 현장확인을 실시하는 경우 현장확인 안내문과 권리보호요청제도 안내문을 교부하도록 했으며 현금영수증 전용카드 발급절차 개선사항 등이 반영됐다.

국제조세와 양도세 사무처리규정 개정안 역시 신고내용 확인 정의와 확인대상자 선정기준을 신설해 확인절차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했다. 세무서장이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지방청장의 승인을 받아 확인대상자로 선정할 수 있다.

양도세 규정 개정안의 경우 비과세·감면 사후관리 횟수가 2회에서 1회로 조정되고 납세자의 자율신고 원칙을 신설하는 한편 현장확인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해 납세자의 권익을 강화했다.

이밖에 상속·증여세 사무처리규정도 개정되어 신고서 작성은 납세자 스스로 해야하는 것임을 명문화했으며 국세공무원이 청렴서약서를 작성하고 사적관계 신고를 의무적으로 해야 함을 명시했다. 신고내용을 확인할 때는 납세자와 직접적인 접촉 없이 간접확인 처리를 원칙으로 하도록 업무처리절차를 개선했다.

한편 국세청은 사무처리규정 개정안에 대한 찬반의견을 소득세·부가세·양도세 개정안의 경우 다음달 3일까지, 국제조세 개정안의 경우 다음달 4일까지, 상증세 개정안의 경우 다음달 9일까지 접수한다고 밝혔다.